당초 예상 깨고 "2개월 이상 소요될 것"
전쟁보험 특약 확정이나 先수리後청구 구조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이란 미사일에 피격된 HMM 컨테이너선 나무호의 수리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전망이다.
전쟁보험 특약이 적용돼 수리비 보상은 사실상 확정됐지만, 보험금이 '선(先)지출·후(後)청구' 방식으로 지급되는 구조여서 실제 보험금 수령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수리 장기화에 따른 운항 중단 손실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돼 HMM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나무호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항 내 중동 최대 수리 조선소인 '드라이독 월드 두바이'에 계류한 채 수리를 받고 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UAE 움알쿠와인 인근 해역에서 이란군의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 2발에 선미 좌현 평수 탱크 외판이 타격된 지 24일째다.
HMM 관계자는 수리 기간에 대해 "현장에서는 지금으로서는 두 달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리 과정에서 기간이 늘어나거나 단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확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나무호는 자력 운항이 불가능한 상태인 데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도 제한돼 국내로 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나무호는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HPWS조선소에서 진수된 신조선으로, 핵심 부품 현지 공수와 선급 승인 절차가 수리 기간을 좌우하는 변수다.
피격 주체가 이란산 미사일로 공식 확인된 만큼 전쟁보험 특약은 확정된 상황이다.
나무호의 전쟁보험 특약 규모는 약 6530만 달러(약 1000억원)다.
현대해상·삼성화재·D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국내 5개 손해보험사가 공동 인수했으며, 가장 많은 지분(45%)을 보유한 현대해상이 간사를 맡고 있다.
앞서 현대해상 관계자는 "전쟁 지역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피격이든 자체 결함이든 상관없이 보상이 진행된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들은 위험의 상당 부분을 재보험사에 출재해 분산한 상태로, 5개사 합산 실제 익스포저는 250억원 이내로 추산된다.
보험금은 전손 기준 최대 1000억원이지만, 실제로는 수리비 규모 만큼만 지급된다.
다만 보험금 수령이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HMM 관계자는 "수리 비용을 저희가 먼저 다 지불하고 그 다음에 청구해서 받아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즉, HMM이 선 지출한 뒤 보험사에 후 청구하는 구조로, 수리가 완료돼야 비로소 보험금 청구 절차가 시작된다.
여기에 손해사정 과정에서 보험사들의 법리적 검토가 더해질 가능성도 있다.
통상 선박 사고는 손해사정에만 수개월에서 1~2년이 소요된다.
또 이번 사고는 전시 상황에서 대함미사일에 피격된 초유의 사례인 만큼 보험사들이 지급 금액을 두고 법리 판단을 병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 인해 업계에서는 보험금 지급 시점이 올해를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HMM 입장에서는 수리비 외에 운항 중단에 따른 영업손실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이번 전쟁보험 특약에는 수리 기간 동안 운항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영업 손실은 포함되지 않았다.
두바이항 예인비와 장기 정박비 등은 보상 범위에 포함되지만, 수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수익 손실은 HMM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의 위험이 커지면서 통항 자체만을 위한 특수 보험이 새로 생겼다"며 "보험사들이 굉장히 면밀하게 체크해 금액을 책정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보험료 지급 과정도 그에 준하는 꼼꼼한 검토가 이뤄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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