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디딤·자립 등 3개 트랙으로 지원
재단, 총 6000만원 규모 장학금 지원
장혜선 이사장 "나눔의 선순환" 강조
[서울=뉴시스]오제일 기자 = "나이가 들어서 받는 지원은 시간을 사주는 겁니다. 지원을 받아서 시간이 생긴다면 빛바랜 꿈을 어루만지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피아니스트 박진경)
12명의 클래식 전공자들이 롯데장학재단(이사장 장혜선)이 마련한 오페라 갈라콘서트 무대에 섰다. '2026 신격호 롯데 예술가 자립지원 사업' 장학생들이다.
소프라노 김수빈·김혜명·김다은·박채원·정혜민, 메조소프라노 김민지, 바리톤 김준환·황태환, 테너 윤상혁 등의 성악가가 피아니스트 박진경·박성은·박건욱 등과 함께 오페라 명곡을 소화했다. 비교적 아늑한 공간이라 마이크 없이도 울림이 컸다.
'신격호 롯데 예술가자립지원 사업'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역량을 키워가는 문화예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4년 처음 마련됐다.
장학금 지원과 함께 재단 행사와 연계한 공연 기회를 제공해 장학생들의 무대 경험 확대와 문화 나눔 확산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장학금 수혜를 받은 이들은 30명, 총 1억5000만원이 지원됐다.
올해 사업은 ▲예술 영재지원(예술 관련 전공 대학교 재학생) ▲예술가 디딤지원(졸업 4년 이내 전공자) ▲예술가 자립지원(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기성 예술가) 총 3개 트랙으로 운영된다. 보통의 예술 분야 지원 사업이 재학 중인 전공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롯데장학재단은 예술가의 성장 주기를 고려해 맞춤형 지원을 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피아노, 작곡, 성악 등 다양한 클래식 분야 전공자를 트랙별 4명씩 총 12명 선발했으며, 이들에게 예술 영재지원 400만원, 예술가 디딤지원 500만원, 예술가 자립지원 600만원씩 총 6000만원 규모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소프라노 박채원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아서 콩쿠르를 많이들 도전하는 거 같은데, 혼자 비용을 부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장학금을 통해 친구들이 경험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박씨는 '2026년 제52회 중앙음악콩쿠르' 성악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박씨뿐 아니라 다른 장학생들도 롯데장학재단의 도움으로 유수의 대회에서 성과를 내거나 주요 무대에 서는 등 이력을 쌓는 중이다.
장혜선 이사장은 "무작위로 학생들을 지원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단순히 많은 노력,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지원하지 않는다"며 "조금만 밀어주면 잘할 수 있을 거 같은 이들을 지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능 있는 친구들이 설 무대가 없어서 외국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외국에 나가지 않고 경제적 지원을 통해서 한국에서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 이사장은 예술의 역할과 선순환도 강조했다. 그는 "예술가들이 성장해서 음악으로 사회에 감동과 위로를 준다면 그것이 나눔의 선순환"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가 클래식 분야에서 세계에서 이름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라노 김혜명씨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진정한 성악가를 간절히 꿈꾸면서도 현실적인 문제 앞에 꿈을 내려놓아야 하는 게 아닐까 두려워했던 것 같다"며 "지원 사업으로 오직 음악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12명의 장학생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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