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릴 줄 알았는데 다시 올릴 수도…美연준 다수 "고물가 땐 인상 가능"

기사등록 2026/05/21 10:28:03

4월 의사록서 "물가 2% 계속 웃돌면 긴축 적절"

이란전쟁발 유가 상승·관세 부담에 인하 기대 흔들

전쟁 조기 종료 땐 연내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9일(현지 시간) 워싱턴 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5월 15일 임기를 마치는 파월 의장은 이날 "의장으로서 마지막 기자회견"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26.04.30.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 물가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 경우 금리를 다시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이란전쟁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관세 부담이 연준의 셈법을 다시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인터넷매체 액시오스는 20일(현지시간) 지난 4월28~29일 열린 연준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참석자 다수는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계속 웃돌 경우 “일부 정책 긴축이 적절해질 수 있다”고 봤다. 이는 고물가가 장기화하면 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정책 결정문 표현을 두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결정문은 다음 조치가 금리 인하일 수 있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었으나, 일부 위원들은 인하와 인상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는 표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순번제로 의결권을 갖는 연준 위원 4명은 당시 결정에 반대했다. 이 가운데 3명은 향후 금리 방향이 인하 쪽으로만 읽히지 않도록, 양쪽 가능성을 모두 담은 표현을 선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의 고민을 키운 가장 큰 변수는 이란전쟁이다.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과 일부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이 가격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얼마나 번질지를 놓고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관세 부담까지 겹치면 비싼 기름값이 물류비와 상품 가격을 밀어 올리고, 결국 소비자 물가 전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들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관세 효과가 결합할 경우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에 뿌리내리고, 기대인플레이션까지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전쟁이 조기에 해결될 경우에는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의사록은 일부 참석자들이 “분쟁이 곧 해결되고 관세와 에너지 가격 상승의 물가 영향이 예상대로 사라진다면 올해 말 금리 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결국 연준의 다음 선택은 전쟁과 유가, 관세가 물가에 얼마나 오래 영향을 미치느냐에 달려 있다. 물가 압력이 일시적이라고 판단되면 인하가 가능하지만, 고물가가 굳어지고 있다고 판단되면 금리 인상 카드가 다시 부상할 수 있다.

이번 회의는 제롬 파월 의장의 마지막 회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자리이기도 하다. 차기 의장으로 거론되는 케빈 워시는 그동안 금리 인하를 지지해온 인물로 알려져 있어, 의장 교체 이후 연준의 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편 의사록에는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금융권 사이버보안 우려도 담겼다. 다수의 연준 관계자들은 AI 기술 발전이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AI를 활용한 해킹이 대형 금융회사나 핵심 시장 인프라를 겨냥할 경우 금융 시스템 운영에 중대한 차질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unghp@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