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사측 하청 상대 교섭의무 없다고 판단
소송이 제기된 지 9년여 만으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후 원청 회사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판례 변경이 있을지 주목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1일 오후 2시 전국금속노동조합이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냈던 단체교섭 청구 소송의 상고심을 선고한다.
금속노조는 지난 2017년 1월 회사를 상대로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단체교섭 청구를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며 소송을 냈으나, 1·2심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회사가 하청업체 근로자들에게 단체교섭의무를 지는 '사용자'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2심이 선고된 2018년 11월 후 7년 6개월만이다.
대법원은 지난 1995년 12월부터 원청의 사용자성을 판단하며 '근로자와의 사용종속관계가 있는 자, 즉 지휘·감독 권한을 행사하고 근로를 제공 받으며 임금을 지급하는 목적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를 맺었는지 여부'를 잣대로 삼아 왔다.
지난 1999년 11월 하청 근로자를 실질적으로 원청 근로자로 인정하기 위해 필요한 요건도 판시했다.
구체적으로 ▲사내 하청업체가 독자성·독립성이 없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불과한지 ▲하청 근로자들의 업무 지시 권한을 실질적으로 원청이 행사하는지 ▲하청 근로자들의 임금체계를 지배·결정하는 주체가 원청인지 여부가 인정돼야 한다는 기준이다.
HD현대중공업 사건의 1심은 사내 하청업체 또는 하청 근로자들이 위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하지 못해 원청에 단체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봤다.
노조 측은 원청이 사내 하청업체 노조의 활동을 침해한 지배·개입행위를 한 사건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한 2010년 3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어 다퉜다.
반면 1심은 "부당노동행위 주체로서의 사용자(2010년 판례)와 단체교섭 당사자로서의 사용자를 동일한 개념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배척했다.
이번 선고는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전원합의체에서 결론이 내려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대법원은 기존 판례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시 전원합의체를 열어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은 법상 '사용자'의 정의에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를 추가해 원청의 책임을 확대했다.
현재 법원에는 같은 쟁점으로 다투고 있는 CJ대한통운, 현대제철, 한화오션, 백화점·면세점 노조 등의 사건이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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