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구독이 성적 가른다"…대학가 번지는 'AI 디바이드'

기사등록 2026/05/22 06:00:00 최종수정 2026/05/22 06:02:24

"월 구독료가 경쟁력 좌우" 대학가 필수품 된 AI

일부 학교만 지원…대학별 인프라 격차도 확대

"AI 격차가 학습 성취 차이로…지원·교육 필요"

[보스턴=AP/뉴시스]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한 사용자가 컴퓨터로 인공지능(AI) 챗봇 '챗(Chat)GPT'를 사용하고 있다. 화면 앞에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 AI 로고가 스마트폰 화면에 떠 있다. 2023.04.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안태현 인턴기자 = 생성형 AI(인공지능) 유료 서비스가 대학가의 새로운 정보 격차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월 수만원대 구독료 부담으로 무료 버전을 사용하는 학생들과, 여러 개의 유료 AI 서비스를 동시에 구독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과제 효율과 정보 접근성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대학은 학교 차원의 지원에 나섰지만, 대학별 지원 수준 차이 역시 새로운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주요 대학교의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생성형 AI 구독료 부담을 토로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에브리타임에는 "다들 유료 AI 몇 개 쓰고 있어? 은근 부담되네"라는 글이 올라왔다. 다른 이용자는 "클로드 맥스와 젠스파크를 함께 쓰는데 한 달에 25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답했다.

실제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생성형 AI가 이미 과제와 학습의 핵심 도구로 자리잡고 있는 분위기다. 인하대에 재학 중인 김동현(23)씨는 "주변에 유료 AI를 사용하지 않는 학생을 찾기 어려울 정도"라며 "퍼플렉시티의 경우 정보 탐색 시간을 크게 줄여준다"고 말했다.

중앙대생 김시우(23)씨도 "과제 기획이나 검수, 이미지 생성 등에 AI를 사용한다"며 "무료 버전은 생성 횟수나 품질 제한이 있어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주요 생성형 AI 서비스의 유료 요금제는 대부분 월 2~3만원 수준이다. 여러 서비스를 함께 사용할 경우 부담은 더 커진다.

대학원생 A씨는 "챗GPT와 코덱스에만 월 15만9000원을 내고 있다"며 "학교 지원 덕분에 일부는 해결되지만, 다른 AI 구독료는 생활비를 줄여가며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무료 버전과 유료 버전 사이의 성능 차이가 체감된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양대 기계공학부에 재학 중인 강우상(23)씨는 "논문 검색과 정리 과정에서 유료 AI의 효율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단국대 학생 김찬민(23)씨 역시 "무료 버전은 결과를 다시 검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오히려 시간이 더 든다"고 했다.
[뉴시스] 제미나이. *기사 본문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생성형 AI가 사실상 학습 필수 도구로 자리잡으면서 대학가에서는 'AI 디바이드(AI Divide)' 현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거 디지털 기기나 인터넷 접근성 격차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고성능 AI를 얼마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교육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대학들은 학교 차원의 지원에 나섰다. 동국대는 지난 3월부터 학생들에게 연간 약 35만원 상당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악 플랜'을 도입했다. 학생들은 학교 계정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서울대도 지난 4월 공공입찰 플랫폼 비드프로에 '교육·연구용 생성형 AI 단일 서비스 도입' 사업 공고를 냈다. 서울대는 자체 예산 약 33억원을 투입해 재학생·교원·연구원을 대상으로 교육용 AI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반면 고려대는 현재 학생 대상 AI 구독료 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교육용 AI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연세대 역시 별도 구독료 지원은 없지만,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 '라이너'와의 협약을 통해 학교 계정 이용자에게 일부 기능을 제공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생성형 AI 격차가 실제 학습 성취 차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고등교육 단계에서는 무료 AI와 고급 유료 AI 사이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며 "특히 학습 파트너처럼 활용할 경우 이해력과 분석력 측면에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역시 "이제는 AI 접근성이 새로운 격차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재정 여건이 좋은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 간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 교수는 이어 "AI 활용 능력 자체가 새로운 교육 기본권이 되고 있다"며 "대학은 단순히 AI를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말고, 윤리와 활용법 교육까지 함께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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