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데이' 논란 당일 손정현 대표 전격 해임
美 스타벅스와 계약시 지분 관련 콜옵션
본사 리스크 차단 위한 조기 진화 해석도
광주지역 대규모 개발사업 비판 여론 확산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탱크데이'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도 채 돼지 않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전격 해임한 배경에는 여론 수습을 넘어 글로벌 본사와의 민감한 계약 구조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스타벅스코리아는 버디위크 이벤트의 일환으로 탱크 텀블러 시리즈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당시 회사 측은 이벤트명을 '탱크데이(Tank Day)'로 정하고 '책상에 탁!'이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했다.
해당 표현은 곧바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탱크데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들을 무력 진압한 계엄군의 탱크를 연상시키고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의 은폐성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정 회장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리 차원을 넘어 미국 스타벅스와 체결한 라이선스 계약 구조를 의식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는 2021년 스타벅스코리아 경영권 인수 당시 미국 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SCI)과 주식매매계약(SPA)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공시에 따르면 SCI는 ▲라이선스 계약 만료 ▲이마트 측 귀책에 따른 계약 해지 시 이마트가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전량을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확보했다.
특히 이마트 귀책으로 계약이 해지될 경우에는 공정가치 평가금액에서 35% 할인된 가격으로 지분을 가져갈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사실상 브랜드 가치 훼손이나 운영상 중대한 문제 발생 시 미국 본사가 강하게 개입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둔 셈이다.
스타벅스는 글로벌 차원에서 브랜드 이미지와 정치·사회적 논란 관리에 매우 엄격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 발생한 논란이 글로벌 이슈로 번질 경우 라이선스 계약 유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그룹 측이 신속한 인사 조치로 확산 차단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마트 측은 해당 사안은 계약 해지와는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사 귀책 사유에 따른 '의무불이행'(출점계획 미달, 채무불이행, 비밀유지위반 등)으로 인한 라이선스 계약 해지 경우에는 공정한 가치평가방법에 따른 가격에 35% 할인율 적용한 가격을 각각 적용한다"며 "이번 이슈는 글로벌 스타벅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상 계약 해지에 관련이 없는 사안으로 판단해 이에 계약상 영향도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논란은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스타벅스코리아 사업 영역에서 발생했으나 광주 등 지역 사회에서는 이를 신세계그룹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광주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신세계 그룹의 대규모 개발사업을 둘러싼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기업이 지역 핵심 부지에 랜드마크급 복합시설을 조성하면서도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과 정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다.
일부 시민들은 "지역에 대형 랜드마크를 짓고 시민의 삶에 깊숙이 들어오겠다는 기업이 정작 지역민들이 공유하는 역사적 정체성과 아픔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없다면 사업을 이끌 자격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광주 시민의 소비력은 고려하면서 역사성은 외면하는 이중적 태도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용진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프라퍼티는 2030년을 목표로 광주 어등산 부지에 휴양·레저·문화 등 새로운 콘텐츠를 담은 미래형 복합 라이프스타일 센터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유경 회장이 맡고 있는 백화점 부문과 광주 복합개발 사업 등으로까지 여론의 불똥이 번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광주신세계는 2028년부터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건물 자리에 35층 규모의 터미널 빌딩과 숙박·업무시설을 짓는 터미널 복합화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단순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 글로벌 IP 사업에 가까운 구조"라며 "본사가 브랜드 훼손 리스크를 심각하게 판단하면 라이선스 계약 이슈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국내 운영사 입장에서는 대응 수위가 훨씬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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