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노위 '삼성전자 조정안' 내용 뭐길래…노조 찬성, 사측 반대?

기사등록 2026/05/20 16:38:56

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조정 결국 결렬

일부 의견 좁혔지만 성과급 배분에 발목

'총파업 전야' 노동부 장관 주재 추가 협상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오른쪽)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20일 성과급을 둘러싼 여러 쟁점에서 사후 조정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성과급 배분 비율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특히 노동조합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회사 측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조정안 내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저녁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벼랑 끝' 추가 협상이 예정돼 막판 극적 타결을 이룰 지 주목된다.

20일 삼성전자 노사 등에 따르면 양측은 성과급 지급을 두고 지난 18일부터 사흘간 2차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또다시 결렬됐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 등에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기존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은 상한을 기존과 같이 연봉의 50%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과급 제도화도 노조는 기존 10년에서 5년 유지로, 회사 측은 3년 지속 후 재논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노사는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비율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성과급을 부문 70%, 사업부 30%의 비율로 배분하자고 주장했지만, 사측은 부문 공통 재원이 많아지면 적자 사업부도 흑자 사업부와 거의 동일한 성과급을 받게 돼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노조 주장대로라면 DS부문 성과급 재원의 70%를 모든 사업부에 똑같이 배분한 뒤 나머지 30%를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게 된다.

DS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는 인공지능(AI) 투자 확대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사업부는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부문 배분 비율을 높이면 사업부간 격차가 줄어 적자 사업부에 유리하고, 반대로 부문 배분 비율이 낮아지면 실적을 낸 사업부에 보상이 집중되는 구조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최초로 과반 노조 달성에 성공한 초기업노조가 조합원수가 1만8000여명에 달하는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조합원들도 챙겨야 조직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7대 3' 배분 비율을 주장한 것 아니냐고 분석한다.

반면, 사측은 부문 공통 재원이 과도하게 많아질 경우 적자 사업부 직원들도 흑자 사업부와 거의 동일한 성과급을 받게 돼 성과주의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총파업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삼성전자는 이날 사후조정 결렬 직후 입장문을 내고 "사후조정에서 막판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은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사후조정 과정에서 "파업하는 사람은 파업준비를 해야 하니 내일(20일) 오전에는 끝내야 한다"는 등의 공개 발언을 한 것을 두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박 위원장은 사후조정 회의 정회 시간 기자들과 만나서도 "노조가 양보하고 있는 상황", "사측이 최종적 입장을 정리해 오기로 했다"는 등의 발언을 했는데 이는 사측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노위 입장에서는 노조는 총파업 카드가 남은 상황이라 노조를 압박해봤자 파업만 부추기는 꼴이 될 수 있다"며 "회사는 잃을게 많기 때문에 사측을 압박하는 것이 조정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 같다"고 밝혔다.

사후조정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21일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사후조정 결렬 직후 "노조는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날 오후 "국민 공동의 몫이라고 할 수 있는 세금도 떼기 전에 영업이익을 일정 비율로,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다는 건 투자자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일부 노조가 적정한 선을 넘었다"고 지적해 후속 대응이 있을지 주목된다.

구체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 노조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돼서다.

일단 노사는 중노위 사후조정과 별개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 하에 이날 오후 4시부터 추가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막판 극적 합의 가능성도 있다.

노동부는 "이번 교섭은 중노위 사후조정이 아닌 노사 당사자간 교섭"이라며 "노동부 장관은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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