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의 수술도 이겨낸 류현진…굴곡 넘어 이뤄낸 한·미 통산 200승

기사등록 2026/05/24 17:09:27

2015년 어깨 수술로 시즌 아웃…2016년 팔꿈치 수술

부상 딛고 일어선 류현진, 2019년 MLB 사이영상 투표 2위

2022년에도 팔꿈치 수술했으나 2023년 복귀

[서울=뉴시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세 차례 수술 후에도 오뚝이처럼 일어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한 한화 이글스 토종 에이스 류현진이 한·미 통산 200승이라는 대기록에 입맞춤했다.

류현진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 한화의 5-2 승리에 앞장섰다.

올 시즌 5승(2패)째를 수확하며 KBO리그 개인 통산 승수를 122승으로 늘린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거둔 78승을 합해 한·미 통산 200승 고지를 점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 KBO리그 등 국내외 리그를 모두 합쳐 한국 투수가 프로 통산 200승을 거둔 것은 류현진이 두 번째다.

류현진 이전에 송진우가 유일했다.

송진우는 1989년부터 2009년까지 이글스에서만 뛰며 통산 210승 153패 103세이브를 수확했다.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뛴 송진우는 선발승과 구원승을 합해 200승을 돌파, KBO리그의 200승 시대를 열어젖혔다.

KBO리그 통산 다승 순위에서 류현진은 김상진과 함께 공동 17위다. 류현진은 MLB에서 뛴 한국인 투수 중 박찬호(124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수확했다.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122승 6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96이고, MLB에서 뛴 11년 동안에는 통산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을 작성했다.

화려한 성적이지만, 그저 '꽃길'만 걸으며 쌓아올린 기록은 아니다. 세 차례 수술대에 오르는 역경을 이겨내고 이뤄낸 200승이다.

2006년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류현진은 데뷔 첫 해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를 동시에 석권하며 괴물의 등장을 알렸다.

KBO리그 역사상 같은 해에 신인왕과 MVP를 모두 휩쓴 것은 류현진이 유일하다.

【워싱턴=AP/뉴시스】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3차전에 선발 출전해 1회 투구하고 있다.류현진은 1회 2점 홈런을 허용했으나 다저스는 6회에만 대거 7점을 뽑아내 8-2로 역전한 가운데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2019.10.07.
류현진은 이후에도 매년 10승 이상씩을 거두며 꾸준한 모습을 이어갔다. 2007년 17승, 2010년 16승을 수확했다.

2007년 이후 암흑기를 보낸 한화에서 홀로 선발진을 지탱한 류현진에게는 '소년 가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KBO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남긴 류현진은 2012년 12월 LA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에 계약하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세계 최고의 무대인 MLB에서도 류현진은 정상급 기량을 자랑했다.

빅리그 데뷔 첫 시즌인 2013년 30경기에 등판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을 작성하며 정상급 선발 투수로 발돋움했고,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도 4위를 차지했다. 이듬해에도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로 활약했다.

하지만 2015년 부상으로 멈춰섰다.

류현진은 2015년 3월 시범경기 도중 어깨에 통증을 느꼈고,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결국 2015년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아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동산고 2학년이던 2004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11년 만에 오른 수술대였다.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린 류현진은 2016년 7월, 640일 만에 빅리그에 복귀했으나 구속이 크게 저하된 모습을 보였다.

이후 또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그해 9월 왼쪽 팔꿈치 괴사조직을 제거하는 관절경 수술을 받았고, 2016시즌도 MLB에서 1경기 등판에 그쳤다.

[토론토=AP/뉴시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류현진이 20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1회 투구하고 있다. 2022.05.21.
또 재활에 들어간 류현진은 2017시즌 빅리그로 돌아와 25경기(선발 24경기)에 등판해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을 작성, 재기에 성공했다.

류현진은 2018시즌에는 사타구니 부상으로 3개월 넘게 전열에서 이탈해 15경기 등판에 만족했지만,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의 빼어난 성적을 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2018시즌을 마친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시장에 나가는 대신 다저스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년, 1790만 달러를 받고 잔류했다. 1년 동안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뒤 대형 계약을 노리겠다는 계산이었다.

류현진은 2019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다저스 선발진의 주축으로 활약한 류현진은 29경기에서 182⅔이닝을 던지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그해 MLB 올스타에 선정됐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

두 차례 수술 후에도 정상급 기량을 증명한 류현진은 2019년 12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첫 시즌 몸값을 톡톡히 해냈다. 코로나19 여파로 팀당 60경기의 단축 시즌을 치른 2020시즌 12경기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로 활약,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자리했다.

이듬해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을 작성한 류현진은 2022년 6월 또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투구 도중 팔꿈치에 통증을 느낀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에 팔꿈치 수술을 받은 류현진에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또 일어섰다. 1년 넘게 재활에 매달린 류현진은 2023년 8월, 426일 만에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2023시즌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을 작성했다.

[서울=뉴시스]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벌어진 2026 신한 쏠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 =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KBO리그에 돌아온 류현진은 전성기적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여전한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2024~2025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류현진은 두 시즌 동안 19승 15패 평균자책점 3.57의 성적을 냈다.

올해에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5승을 추가하며 한·미 통산 200승에 닿았다.

최정상의 자리에서도 류현진이 변화와 성장을 거듭했기에 가능한 대기록이었다.

어깨 수술 후 구속이 떨어져 고전하던 류현진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팔색조 투수'로 변신했다.

컷 패스트볼을 체인지업 못지 않은 주무기로 연마해 2019년 사이영상에 근접한 활약을 펼쳤고, 상대 타자를 현혹하는 느린 커브도 장착했다. 한국 나이로 40세가 된 올해에도 스위퍼라는 신무기를 추가하며 진화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오웬 화이트, 윌켈 에르난데스가 부상으로 한 번씩 자리를 비우고 차기 에이스 문동주가 어깨 수술로 시즌을 마감하는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소년 가장'으로 불리던 시절이 20년 가량 지났지만 류현진은 여전히 한화의 대들보 역할을 하며 묵묵히 또 다른 대기록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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