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상당 골드바, 테더로 전환
수수료 2000만원 챙겨…구속 송치
"추적 어렵고 자금 빼돌리기 쉬워"
경찰, 범죄수익 자금세탁 수사 방침
17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종로 귀금속 거리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던 A씨는 투자 리딩방 조직 수거책으로부터 시가 1억원 상당의 골드바를 건네받아 이를 테더로 전환해주고 수수료 2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골드바는 투자리딩방 조직이 피해자에게 '금을 맡기면 수익을 주겠다'고 속여 받아낸 장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송치됐다.
이런 유혹을 받은 이들이 적지 않다. 종로 금은방 거리에서 50년을 장사했다는 박모(75)씨는 "최근에 30돈을 가져와 코인으로 바꿔줄 수 있는지 묻는 사람이 있었다"며 "코인을 몰라 맞은 편 큰 가게로 연결해줬는데, 그 가게 사장이 불법이라고 일러줬다"고 말했다.
반대로 해외 범죄조직이 보유한 가상자산을 금으로 세탁해주는 귀금속 환치기 방식도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3094억원의 범죄 자금을 세탁한 조직 일당은 해외에서 송금받은 테더를 국내에서 원화로 환전한 후 금을 매입해 해외 조직에 전달했다. 코인으로 자금을 넘긴 뒤 귀금속 거래로 위장해 합법적인 무역처럼 보이게 한 것이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지난 3월 19일 이들 일당 19명을 검거했으며, 19명 중 4명은 구속됐다.
수사기관은 최근 범죄조직이 금과 코인을 연계해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현금은 금융 추적이 가능하지만, 금은 거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익명성이 높고, 이후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뀌면 해외 이동까지 빨라져 추적이 어려워지는 것을 노린다는 점에서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범죄조직 입장에서는 귀금속을 테더로 바꾸면 실제로 추적이 어렵고 실질적으로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기가 상당히 쉬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테더 같은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콜드월렛(온라인에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상태의 가상자산 지갑)에 보관하고 있으면 압수당할 확률도 줄어든다"며 "콜드월렛에서 보관한 코인을 장외거래(OTC) 등을 통해 현금화하는 방식을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금과 코인이 연계된 신종 자금세탁이 확산하면서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에 가상자산을 이용한 사기·고발·마약 등 주 범죄에 대해서 수사가 이뤄졌고, 범죄수익 자금세탁까지 수사할 것"이라며 "가상자산 수사를 위한 전문 교육를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유관기관과 협업해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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