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방문객 전년比 43% 급등…시장·소품샵 골목상권 활기
소규모 상가 공실률 10.8%→1.0% 급감…임대료도 완만하게 상승
전문가 "수요 폭발보단 재임차 '시차 효과'…구조적 회복 지켜봐야"
[서울=뉴시스] 이종성 기자, 이수안 인턴 기자 = 프랑스에서 온 앤다(20), 캐고(37), 빈투(35)씨는 설레는 마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이들이 휴가의 첫 목적지로 선택한 곳은 다름 아닌 서울 마포구 망원동이었다. 세 사람은 "망원동이 좋다는 이야기를 예전부터 전해 듣고 이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망원동 일대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골목상권이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장에서 체감되는 온기는 실제 부동산 지표 개선으로도 이어지며, 홍대와 연남에 이어 망원동 역시 새로운 외국인의 관광 코스로 자리잡아가는 형세다.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뉴시스 취재진이 찾은 망원시장은 평일 오전임에도 시장 입구부터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거리를 메운 인파 가운데 3분의 1가량은 외국인일 정도로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풍경이 익숙한 듯 상인들은 능숙한 영어로 상품을 안내했다. 가게 곳곳에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안내판이 비치돼 있었고, 꽈배기·과일·닭강정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메뉴판에 영어 표기가 기본처럼 자리 잡았다.
홍어무침과 전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작년부터 외국인 손님이 크게 늘어나 자체적으로 영어 메뉴판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망원시장에서 대게 전문점을 운영하는 신건희(27)씨는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방문객 대부분이 외국인일 정도"라며 "대게 수요가 줄어드는 3~4월은 원래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시장의 인기는 망원동 인근 카페와 소품샵 등 골목상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분위기다. 콜드브루 전문 커피숍을 운영하는 홍승기(39)씨는 외부 음식 반입을 허용한 이후 망원시장에서 음식을 포장해 오는 외국인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홍씨는 "방침 변화가 좋은 전략으로 통한 것 같다"며 "망원동이 외국인 관광 코스 중 하나로 새롭게 자리 잡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독특한 문구류와 빈티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소품샵 상권도 활기를 띠고 있다. 소품샵을 운영하는 이다예(34)씨는 "예전에는 중국인이나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높았다면, 지난해부터는 훨씬 다양한 국적의 손님들이 찾는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매출의 60~70%가 외국인 손님에게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른 소품샵 직원 박희민(27)씨도 "원래 망원동 소품샵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인데,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아도 꾸준히 방문해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상권의 활기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망원시장을 방문한 외국인은 2024년 27만명에서 지난해 39만명으로 약 43% 증가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윤일구(65) 대표는 "외국인 방문객은 10년 전부터 꾸준히 늘어왔지만, 지난해부터 특히 증가세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 같은 유동인구 증가가 부동산 지표인 공실률 감소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홍대·합정·신촌 등 인접 주요 상권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는 흐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에 따르면 망원동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부터 2025년 4분기까지 롤러코스터 흐름을 나타냈다. 2024년 3분기 0%였던 공실률은 점차 상승해 2025년 1분기 10.8%까지 치솟았다.
이후 공실률은 10.2%, 8%로 낮아졌고, 2025년 4분기에는 1.0%까지 급감하며 빈 점포를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같은 기간 임대료도 ㎡당 40만6000원에서 41만원 수준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공실률 급감을 단순히 외국인 관광객 특수로만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문지형 알스퀘어 대외협력실장은 "지난해 상반기 일부 점포의 동시다발적 퇴점과 노후 상가 리모델링 등으로 치솟았던 공실이 하반기 들어 한꺼번에 채워지면서 나타난 '시차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망원동처럼 소규모 점포가 밀집한 상권은 임대료 인하 등 유연해진 조건에 따라 지표가 단기간에 크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문 실장은 "현재의 지표 개선을 상권의 구조적 회복으로 단정하긴 이르다"며 "향후에도 임대료 수준과 유동인구 증가세가 함께 유지되는지 지속해서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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