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 희귀 시력 상실?…위험 증가 관찰 안돼
무작위 임상 분석 결과 '영국 안과학회지' 게재
유럽, 업데이트…"1만명 당 1명 극히 드문 사례"
"약물보단 기저질환 영향…당뇨·비만 위험인자"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희귀 안질환 발생 위험이 위약(가짜 약)과 차이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영국 안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된 분석에 따르면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약물 투여 환자의 비동맥염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 발생률은 10만 명당 1년에 3건으로, 위약 투여군(6건) 보다 낮게 나타났다.
NAION(나이온)은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희귀 안질환이다. 시신경 혈류 감소로 인해 통증 없이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주성분인 리라글루티드 등 두 GLP-1 약물의 위약 대조 무작위 임상시험(RCT)을 통합 분석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지난해 세마글루티드가 NAION 위험을 3배 이상 높인다는 미국 하버드 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와 상반된다. 해당 연구가 미국 의학협회 저널 'JAMA 안과학'에 게재되면서 우려가 커진 바 있다.
제약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선 NAION 위험을 해석할 때 약물 노출 여부만으로 판단하기보다,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동반 질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NAION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당뇨병과 비만은 GLP-1 약물 치료 대상 환자군이 흔히 가진 질환이다. 여기에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심혈관·대사 이상이 함께 존재할 경우, 시신경 혈류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보고된 NAION 사례는 특정 약물의 직접적 작용이라기보다, 고위험 기저질환이 축적된 환자군 특성이 임상적으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위고비, 오젬픽 라벨에 NAION을 '매우 드문 이상사례'로 업데이트했다.
작년 6월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세마글루티드 성분 의약품 위고비, 오젬픽, 리벨서스의 ▲제품 특성 요약서(SmPC) ▲환자용 설명서에 NAION을 매우 드문 이상사례로 추가할 것을 권고했다.
유럽의약품청은 "실제 진료현장에서 관찰된 안전성 신호를 반영한 예방적 라벨 업데이트"라며 "발생 빈도는 일반적으로 1만명 중 최대 1명 수준에 해당하는 매우 낮은 단계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이 약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관련 이상사례를 규제당국과 공유하며 안전성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무작위 임상시험과 시판 후 데이터 등 축적된 근거를 통해 세마글루티드의 유익성·위해성 프로파일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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