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전쟁 상황 따라 등락 반복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미국과 이란이 합의에 도달하는 듯한 분위기에 비교적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았다. 코스피 7000 돌파 등 증시 호황에도 환율은 하향 안정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8일 원·달러 환율은 주간 거래 기준 17.7원 급등한 1471.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20원 가까이 뛴 것이다.
환율이 이란 전쟁과 관련한 변곡점을 마주할 때마다 널뛰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미국과 이란은 휴전 기간을 연장했지만 곧바로 합의에 이르지 않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반복되는 기대에 지친 시장은 휴전 자체보다는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우려에 무게를 두고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
환율은 전쟁과 관련되지 않은 소식에 '반짝 반응'을 하는 경향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매파적인 입장을 내비친 직후인 지난달 30일, 환율은 7.5원 오른 1486.5원으로 장을 출발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난항을 빚는 상황에서 연준이 매파적 동결을 결정하자 안전 자산인 달러의 가치를 높인 결과라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바로 다음 거래일인 4일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환율은 20.5원 급락한 1462.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 코스피 7000을 돌파한 6일에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환율이 7.7원 내린 1455.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온 것은 이란 전쟁이 터지기 직전인 2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그 다음날까지 이어지던 환율 하락 흐름은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재개된 8일 제동이 걸렸다. 양국의 휴전은 유지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교전이 발생하자 세계 금융시장에는 위험 회피 심리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등으로 종전 기대감이 가장 커졌을 무렵 들려온 군사적 충돌 소식에 시장은 더 큰 충격을 받았다.
환율도 4.5원 오른 1458.5원으로 출발한 후 상승폭을 급격하게 키워 20원 가까이 오른 상태로 장을 마무리했다. 종전 기대 후퇴로 투자 심리가 꺾이자 외국인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6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그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
금융권에서는 완전한 종전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돌발 변수들로 앞으로도 환율이 요동칠 여지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전쟁 전개 양상에 따라 환율이 다시 1530원을 넘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