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난에 뜨는 '옆세권'…구리 집 산 3명 중 1명 '서울사람'

기사등록 2026/05/08 17:21:57

구리 34.9%·하남 31.1%…서울 거주 매입 경기권 최고

전세 매물 33% 급감·대출규제 강화에 서울 인접지 이동

별내·하남선 등 교통망 확충 영향…“1시간 출퇴근 뚜렷”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사진은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04.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서울 전세난과 대출규제가 장기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서울과 맞닿은 경기 '옆세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별내선·하남선 등 광역교통망 확충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 구리·하남 일대에서는 집을 사는 사람 3명 중 1명 이상이 서울 거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경기 구리시 아파트 매수인 806명 가운데 서울 거주자는 281명으로 전체의 34.9%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7.9%)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지난 4월 기준 서울 거주자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경기지역은 구리시(34.9%)였다. 이어 연천군(32.4%), 하남시(31.1%), 양평군(29.9%), 광명시(29.7%) 순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로는 부천 오정구가 17.6%포인트(p), 고양 일산동구는 6.3%p 상승했다.

이처럼 수요가 서울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는 배경에는 높아진 서울 주택시장 진입장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확대 지정했다. 또 규제지역 내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에서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할 경우 매수자가 직접 마련해야 하는 현금은 기존 4억원 수준에서 6억원까지 늘어났다.

전세난과 매물 부족도 실수요자의 서울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고, 신규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시장 내 전세 매물이 급감한 상태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6240건으로 지난해 10월15일(2만4369건) 대비 33.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은 서울과 가까운 경기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지하철 5호선 하남선과 별내선, 광명 KTX 등 교통망이 확충된 지역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대중교통을 통한 출퇴근 여건이 개선되면서 서울 생활권을 유지할 수 있는 옆세권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수요 유입이 늘면서 집값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월 첫째 주부터 5월 첫째 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5%였지만, 하남(0.33%), 광명(0.31%), 구리(0.29%) 등 서울 인접 지역은 서울의 두 배 수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도심 집값이 급등하고 전세 매물마저 부족해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기권으로 이동해 주택을 매수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며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인해 출퇴근 1시간 이내 지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 경기권 내에서도 먼 외곽보다는 업무지구 접근성이 보장되는 인접 지역으로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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