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이화여대-멜버른대 공동연구, 해양 열 흡수 속도 차이 분석
IPCC 46개 지역 분석 결과…"빨리 누적될수록 육지 에너지만 쌓여 극한 폭염 유발"
기존 기후 정책의 경우, 주로 누적 탄소배출량과 지구 평균기온 사이의 관계를 바탕으로 인류가 추가로 배출할 수 있는 탄소 총량인 '탄소예산'을 계산해 왔으며 이를 통해 파리협정의 1.5℃ 또는 2℃ 목표 달성 가능성을 평가해 왔다.
하지만 실제 기후 시스템은 바다와 대기, 육지 등이 서로 다른 속도로 열을 흡수하고 반응하기에, 같은 양의 탄소를 배출하더라도 얼마나 빠르게 배출했는지에 따라 지역별 기후위험은 달라질 수 있다고 박 교수팀은 분석했다.
연구진은 총 29개의 'CMIP6 지구시스템모델'을 활용해 동일한 탄소배출 목표량을 기준으로 천천히 도달하는 경우와 빠르게 도달하는 경우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두 경로의 누적 탄소배출량은 거의 동일했으며,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구체적으로는 유엔 산하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기준 46개 육상 지역 가운데 탄소배출이 빠르게 이뤄지는 경로상의 37개 지역(약 80%)에서 '연중 가장 더웠던 날의 최고기온'(TXx)이 더 많이 증가했으며, 39개 지역(약 85%)에서는 극한 폭염에 노출되는 면적이 더 넓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의 주요 원인으로 해양의 열 흡수 속도 차이를 제시했다. 탄소가 빠르게 배출되면 심층 해양이 열을 충분히 흡수하기 전에 더 많은 에너지가 대기와 육지에 남게 되고, 이로 인해 대기 온난화와 육지 폭염 위험이 커진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같은 탄소예산에 도달하더라도 배출이 빠르게 누적되면 해양이 열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육지와 대기에 더 강한 온난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탄소중립 정책은 총배출량뿐 아니라 배출이 어떤 속도와 경로로 진행되는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가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이화여대 예상욱 교수와 호주 멜버른대 앤드류 킹(Andrew D. King) 교수가 공동으로 수행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의 자매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지난달 29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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