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비만율 또 1위…체육시설도 많은데 왜?

기사등록 2026/05/08 14:33:00 최종수정 2026/05/08 15:40:24

금천구, 비만율 집계서 상위권 자주 올라

소득 수준, 운동 접근성 등으론 설명 안돼

구 "높은 경제활동 참가율·1인 가구 영향"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유토이미지) 2026.05.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서울 금천구에는 오랫동안 따라붙어 온 건강지표 기록이 있다. 비만율 조사에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상위권에 자주 오른다는 것이다. 금천구는 각종 건강 관련 조사에서 수차례 비만율 1위를 찍기도 했다.

서울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금천구의 비만율은 29.9%로 가장 높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7 비만백서'에서도 직전년도 기준 금천구의 비만율은 29.2%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가장 뚱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공공보건의료재단의 '2022 서울시 건강격차 모니터링'에서도 직전년도 기준 금천구의 비만율은 35.3%로, 서울 자치구 중 가장 높았다.

최근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2025년 기준 금천구의 비만율(체질량지수 30 이상 기준)이 8.55%로, 서울 25개구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금천구는 여러 해에 걸쳐 '뚱뚱한 자치구'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소득 수준, 운동 접근성으론 설명 안 되는 금천구 비만율

이렇게 한 지역의 비만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득 수준은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요인 중 하나다.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비만율이 높아지는 역관계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는 비만 연구 분야의 선구자로 알려진 알버트 스턴카드 펜실베이니아대 정신과 교수 등의 80~90년대 연구에서 기인한 인식이다. 이 교수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비만율이 높아진다는 취지의 연구를 여러 차례 내놨다.

금천구가 비만율 1위를 기록한 각종 조사에서 강남 3구는 대체로 비만율이 하위권을 기록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후 나온 해외 비만 관련 연구와 2014년 나온 한국 성인 대상 국민건강영양조사 활용 연구 등을 보면 사회경제적 지위와 비만율의 관련성은 성별과 국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개인의 소득이나 사회적 지위가 비만율과 관련돼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것이다.

체육시설 부족 등 운동 접근성 요인도 비만율과 관련이 있을 수 있는데, 금천구의 운동 시설 접근성은 타 자치구 대비 오히려 높은 편이다.

서울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금천구의 생활인구 10만명 당 공공체육시설 수는 18.55개로 서울 자치구 가운데 1위였다. 같은해 기준 자치구 공공체육시설 수로 볼 때도 금천구는 40개 시설을 보유해 송파구, 성동구에 이어 중랑구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2014년 3월31일 서울 금천구 안양천변에 벚꽃이 만개한 가운데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14.03.31. (사진=금천구 제공) photo@newsis.com

◆금천구 "높은 경제활동참가율, 1인 가구 비율 영향"

그외에도 고령화, 경제활동참가율, 1인가구, 노동 시간 등의 요인이 지역 비만율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금천구는 이런 요인들 가운데 높은 경제활동참가율과 1인 가구 비율이 구민들의 비만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금천구 관계자는 "금천구는 청년이나 중장년층이 70% 정도로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경제 활동이 많은 층이 금천구에 많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5년 기준 금천구 통계연보 상 1인 가구 비율이 53.6%라는 점을 언급하며 "1인 가구 비중이 굉장히 높다. 여가나 체육 활동 같은 건강 관리에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천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서울 자치구 가운데 높은 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시군구 주요고용지표를 보면 금천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5.2%로 영등포구(67.7%)에 이어 서울 25개 자치구 중 두 번째로 높았다.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친 경제활동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금천구의 1인 가구 비율로 언급된 53.6%도 서울 평균에 비해 높은 편에 속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직전년도 서울 전체의 1인 가구 비율은 39.9%였다.

[서울=뉴시스] 금천구가 운영하는 건강증진학교. (사진=금천구 제공) 2019.07.10. photo@newsis.com
◆'금천형 건강증진학교' 등 차별화된 비만 관련 사업 진행 중

이런 상황과 관련해 금천구는 타 자치구와 차별화된 비만 관련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구는 아동·청소년 비만예방사업인 '금천형 건강증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보건소, 학교, 가정, 지역사회가 협조해 아동·청소년이 일상생활에서 비만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건강복지서비스다. 아침 건강간식 제공, 아침 걷기 활동, 건강증진 교육, 교내 신체활동 증진 환경조성, 학부모와 교사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 초등학교 10곳에서 전교생 3452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구 관계자는 "금천구만의 특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참여 인원도 많고, 예산도 굉장히 많이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있다.

구 보건소는 비만클리닉을 통해 3040세대를 위한 건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야간에 주 2회, 8주 간 크로스핏 같은 형태의 그룹별 순환 운동을 하는 내용이다. 한 기수 당 참여 인원은 약 60명이다.

구 관계자는 "금천구에서 3040세대가 비만율이 가장 높아서 특화 운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서 "3040 세대들이 크로스핏 그룹별 순환 운동을 선호한다. 이런 수요에 맞춰서 프로그램을 야간에 개설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