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조사처 '공보의 제도 개편' 보고서
올해 신규 98명…2031년까지 매년 100명대
복무 기간·낙후된 진료 인프라 등 감소 원인
"자발적 유입·유치 정책…패러다임 전환 필요"
8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급감하는 공중보건의사, 의료취약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보고서에 따르면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은 읍면 단위 보건지소는 2025년 730개소(59.5%), 2026년 1023개소(82.1%)로 집계됐다. 2027년에는 전체 보건지소의 86.9%인 1083개소에 배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보의는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의 '최후의 보루'로 불리는 지역보건의료기관에 주로 배치돼 필수 의료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복무환경 악화 등으로 감소 추세를 보여왔고 최근에는 신규 편입이 급격히 줄었다. 특히 2024년부터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벌어진 의정 갈등 여파 등으로 올해 공보의 신규 편입은 98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공보의 부족 현상은 2031년까지 장기화돼 매년 100명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고서는 공보의 감소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긴 복무 기간을 꼽았다. 공보의는 3주간의 군사훈련 후 36개월의 의무 복무를 수행하는데, 육군 현역병(18개월)의 두 배에 달하는 기간이다. 실제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가 지난해 의대생 약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의대생 10명 중 9명이 복무기간이 단축된다면 공보의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 월급이 240만~250만원 수준으로 일반 병사(병장 기준 월 150만원)보다는 많지만, 복무기간을 고려하면 유리한 조건이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근무하는 지역이 열악하다는 점도 기피 원인 중 하나다.
불명확한 업무 범위와 비효율적인 인력 배치도 복무 선택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관련법상 '공중보건업무'를 수행하도록 돼 있지만, 구체적인 업무 범위가 제시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수요보다 행정구역 단위의 기계적 배치에 치중된 점도 의료취약지 공백을 보완하는 본래 기능을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는 제도의 운영이 '배치' 그 자체에 집중돼 있어 공보의 업무가 임의적으로 수행된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며 "코로나19 대응 및 전공의 집단 사직 등 위기 상황에서 공보의가 대체 인력으로 차출되면서 업무 과중과 부담으로 이어진 경험 또한 신규 지원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보의 제도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기존 제도가 병역 의무 이행이라는 수동적 선택에 의존해 왔다면 이제는 복무 여건의 현실화, 경제적 유인, 교육 시스템 연계, 근무 환경 개선과 같은 포괄적이고 자발성에 기반한 유입·유치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밝혔다.
복무기간 단축을 위한 부처 간 협의와 금전적 인센티브 외에도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공보의 근무 과정을 수련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를 통해 추후 '지역의료전문의' 과정으로 공식화하는 등 공보의를 지역의료 전문가로 양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 공보의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배치기관에서의 업무와 책임에 대한 복무 가이드라인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의사제도로 양성될 인력과의 유기적 연결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하는 보건지소에는 보건 진료 전담공무원이 근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취약지에서 근무할 경우 향후 수련 병원 배정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경력에 대한 차등적 보상을 고려하고, 임상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등 공보의로서 근무 경험이 의사 개인에게 커리어 패스로서 매력적이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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