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고네 데이비스 메타 안전정책 총괄 “국가적 금지보다 앱마켓 승인이 실효성”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 영화 등급 ‘PG-13’ 수준으로 규제 대폭 강화
韓서 인스타 '청소년 계정' 조치 확대…욕설·위험 행동·성인 키워드 노출 제한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메타가 세계적 이슈로 떠오른 청소년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 중독 문제에 대해 새로운 절충안을 제시했다. 단순히 접속을 막는 것보다 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 앱마켓에서 앱을 다운로드할 때 부모의 허락을 받게 하는 방식이 훨씬 현실적이라는 주장이다.
안티고네 데이비스 메타 안전정책 총괄은 지난 7일 아태지역 미디어 브리핑에서 "금지 조치가 청소년 보호의 정답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원천 봉쇄하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에 맞서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세계 최대 SNS기업인 메타가 후속 대응책에 나선 모양새다.
◆“담장 높여도 다 넘어간다”…앱마켓 단계 ‘부모 승인’ 제안
호주는 지난해 12월 16세 미만의 SNS 사용을 법으로 막았다. 이후 인도네시아도 최근 SNS 금지 정책을 시행했으며 영국, 캐나다 등에서도 청소년 SNS 규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와 국회도 비슷한 규제를 검토 중이다. 국회에서도 일정 연령 이하 청소년의 SNS 이용 제한, 부모 동의 의무화, 추천 알고리즘 제한 등을 담은 법안을 논의 중이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도 플랫폼 책임 강화 방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데이비스 총괄은 한국에서의 입법 논의와 관련해 "왜 이런 논의가 나오는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전면 금지 방식은 실효성이 낮다"며 "아이들은 연령 제한을 속이거나 규제가 없는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간다”고 말했다. 국가가 일일이 앱을 지정해 막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호주에서도 시스템을 속여 플랫폼 접근을 시도하는 사례를 봤다"고도 했다.
대안으로는 ‘앱마켓 모델’을 제시했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을 받을 때 부모가 승인 버튼을 누르게 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설치 단계부터 부모가 개입할 수 있고, 이후 플랫폼 안에서 부모 감독 기능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돼 관리도 훨씬 쉬워진다는 논리다.
◆인스타 ‘13세 관람가’ 영화 수준 관리…술·스턴트 영상 못 봐
규제 반대와 별개로 내부 단속은 강화한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의 콘텐츠 가이드를 미국 영화 관람 등급인 ‘PG-13’ 수준으로 맞췄다. 부모들이 이해하기 쉬운 외부 기준을 가져온 것이다.
이제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에서 욕설이 담긴 글이나 위험한 스턴트 영상을 보기 힘들어진다. 추천 피드는 물론 댓글, 다이렉트 메시지(DM), 검색 결과까지 이 기준이 똑같이 적용된다. 술이나 잔인한 장면은 아예 검색조차 안 된다.
부모 관리 기능도 더 세진다. 아태지역에도 적용하기 시작한 ‘제한적 콘텐츠 설정’을 켜면 유해 게시물이 더 촘촘히 걸러진다. 부모가 원하면 자녀의 댓글 보기나 작성 기능도 아예 끌 수 있다. 이 기능은 올해 말 페이스북과 메신저로도 확대된다.
나이를 속이는 ‘꼼수’도 인공지능(AI)이 잡아낸다. 메타는 게시물 내용이나 친구들이 보낸 생일 축하 메시지 등을 분석해 실제 나이를 추정한다. 성인인 척 계정을 바꾸려 하면 추가 인증을 요구하는 식이다.
데이비스 총괄은 "완벽한 시스템은 없지만, 부적절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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