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실제 수주가 중요”…건설주, 실적 따라 차별화 전망

기사등록 2026/05/08 04:30:00 최종수정 2026/05/08 04:38:25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9일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정부의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잇단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갈수록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강남과 용산 등 상급지 재건축과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등 불안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25.12.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정재훈 인턴기자 = 원전 수주 기대감에 힘입어 올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건설주가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실적 검증'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단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흐름에서 벗어나 실제 수주 성과와 수익성 개선 여부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요 건설사 주가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현대건설 주가는 올해 초 6만9000원(1월 2일 종가 기준)에서 현재 16만7100원(5월 7일 종가 기준)으로 134% 급등했다. DL이앤씨와 GS건설도 같은 기간 각각 153%, 119%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원전 수주 확대 기대와 중동 재건 사업 가능성이 건설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장기간 저평가됐던 건설업종의 밸류에이션 매력도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다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건설업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5배, 대형 건설사는 1.7배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기대감 중심의 상승세가 점차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조정을 받았던 IT 업종이 반등할 경우 건설주에 집중됐던 자금이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 실제 수주 계약과 실적 개선 여부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 7일 보고서를 통해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 확대'를 유지하면서도 "기대감 확산에 따른 업종 전반의 동반 상승보다는 실제 수주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선호주로 현대건설, 차선호주로 삼성E&A를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원전 수주 확대 기대는 유효하다"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수급 이동 가능성, 예상보다 더딘 원전 수주 속도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건설업종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적 전망은 개선되고 있다.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4.6%, 4.0% 상향 조정됐다.

올해 실적은 '상저하고' 흐름이 예상된다.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 준공 이후 신규 수주와 분양 감소 영향으로 1분기 매출은 다소 부진했지만, 주요 건설사들이 연간 실적 가이던스를 유지한 데다 일부 기업들의 분양 성과도 양호했다는 평가다.

특히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이 기대 이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연구위원은 "준공정산이익 같은 일회성 요인이 아니라 사업 믹스 변화와 수주잔고 수익성 개선을 통해 이익 체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 부문 수익성 개선 효과가 실적 전망 상향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반면 시장의 높은 기대와 달리 실제 원전 수주는 예상보다 천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원전 사업은 금융 조달 구조와 국가 간 책임 분담, 공급망 확정 등 복잡한 절차가 수반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단기간 내 동시다발적인 수주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베트남 원전 사업과 미국 투자 지원 프로젝트 역시 빨라야 3분기 이후에나 가시화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동 재건 사업 또한 플랜트 인력 배분 문제 등을 고려하면 기대만큼 대규모 수주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변수다. 주요 건설사들이 2분기까지는 확보한 재고를 통해 대응 가능하지만, 전쟁 장기화 시 건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노란봉투법 등 정책 불확실성도 업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김 연구위원은 "시간이 갈수록 시장은 실제 수주 성과를 통해 기업별 실질 수혜 규모를 확인하려 할 것"이라며 "중장기 원전 모멘텀은 유효하지만 이제는 현실화 가능한 수주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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