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앨범 '리스트' 발매…15일부터 전국 리사이틀
"리스트, 언젠가 넘어보고 싶은 산 같은 존재"
화려함·기교보다 서정성에 집중한 연주
7일 서울 영등포구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앨범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선우예권은 리스트를 "초절기교와 화려함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인간적인 목소리와 깊은 서정성을 가진 작곡가"라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에게 리스트는 "언젠가 넘어보고 싶은 산 같은 존재"라고도 덧붙였다.
2017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를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화려하고 역동적인 연주로 주목받아온 선우예권이 이번 음반에서는 드라마와 서정성에 주목했다. 기교와 화려함의 대명사인 리스트지만 그의 작품에 담긴 섬세함을 탐구했다.
리스트의 명곡 중에서 선우예권은 '노래'라는 주제로 총 11곡을 선곡했다. 지난 23일 '헌정'을 선공개했고, 7일 음반이 발매된다. 베르디의 아리아를 바탕으로 한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 민속적인 요소가 짙은 '헝가리안 랩소디', 슈베르트의 예술가곡을 리스트가 편곡한 '물레 돌리는 그레첸', '물방앗간 청년과 시냇물' 등이 수록됐다.
선우예권은 "피아노로 노래한다는 주제를 갖고 앨범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총 4가지의 기준으로 음반 구성을 설명했다.
1~3번 트랙은 회상과 명상이란 주제를 중시했다. 4~6번은 예술가곡의 친밀함에 천착했고, 7~8번은 유혹과 사랑이란 감정에 집중했다. 9~10번은 오페라 요소를 강조했고, 마지막 수록곡인 '헝가리안 랩소디'는 앨범 전체를 아우르고 포용한다고 전했다.
선우예권은 지난 2020년 데카 레이블에서 첫 음반 '모차르트'를 발매했고, 2023년 두 번째로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을 냈다. 이번 앨범까지 한 음반사에서 세 번째다.
각 음반별 작곡가 탐구에는 배경이 있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선우예권은 15세의 나이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을 때 첫 선생님에게 배운 작곡가가 모차르트였고, 이는 앨범 작업까지 이어졌다. 라흐마니노프는 발매 당시 연주자가 감정적으로 표현에 있어 가장 자신이 있는 작곡가였다.
리스트는 그가 추구하는 소리와 가장 어울리는 작곡가란다. 선우예권은 "피아노를 칠 때 보통 소리를 조금 띄어서 내는 편"이라며 "리스트는 소리적 질량이 상대적으로 가볍다. 소리가 비눗방울이나 투명한 유리알 같다"고 말했다.
선우예권을 앨범 발매와 함께 오는 15일 익산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대구, 성남, 서울 등 전국 7개 도시에서 공연한다. 공연은 그가 오랫동안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라고 밝힌 슈베르트와 이번 앨범 주제인 리스트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선우예권은 "두 작곡가는 서로 상반되지만 '노래'라는 주제로 공통점이 있다"며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으로 불리기 때문에 노래를 빼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슈베르트는 깊이 내재하고 있는 순수한 감정을 노래하는 작곡가라면 리스트는 이 노래들을 드라마틱하고, 다채롭게 표현한 작곡가"라며 "(이런) 상반되는 것이 오히려 같이 연주되면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덧붙였다.
1부에서는 슈베르트의 소나타 제20번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이번 앨범 수록곡인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 '헝가리안 랩소디', '메피스토 왈츠'를 차례로 연주할 예정이다.
끝으로 선우예권은 자신을 서정과 기교라는 표현에 국한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런 의지를 이번 앨범에 담았다.
"어떤 분은 저를 봤을 때 서정적인 곡만 잘 어울린다고 말씀하시고, 어떤 분은 좀 화끈하게 몰아치는 것을 좋아하세요. 이 앨범의 경우 잔잔한 서정성과 몰아칠 때는 한 번에 몰아치는 대조되는 두 가지 감정이 공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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