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통하는 AI가 숙소 예약까지"…야놀자, 'K-여행' 디지털 장부 바꾼다

기사등록 2026/05/06 15:41:36 최종수정 2026/05/06 15:41:59

20개 언어로 전화 응대하는 AI 에이전트 ‘텔라’…외국인 관광객 언어장벽 허문다

사진 한 장으로 석양·설경 시뮬레이션…중소 숙소 마케팅 비용 절감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시스템 보급…낡은 숙박업 운영 방식 AI로 전면 개편

[서울=뉴시스] 야놀자 여행 특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텔라' (사진=야놀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 다음 달 한국을 처음 찾을 30대 외국인 관광객 A씨는 서울, 부산, 강릉 등을 여행하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NOL 인공지능(AI) 서비스에 "케이팝 공연과 맛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일정으로 짜달라"고 요청했다. AI는 일정과 예산, 동행 인원, 선호 여행 스타일 등을 분석해 맞춤형 숙소와 이동 동선을 추천했다.

A씨는 숙소를 예약하는 과정에서 단순 객실 사진과 함께 석양이 질 때의 분위기까지 미리 확인했다. 실제 투숙 시 어떤 풍경을 보게 될지 AI가 시뮬레이션해 보여준 덕분이다. 또 출국 전 숙소에 체크인 일정 변경과 조식 추가 요청이 필요했지만 언어 장벽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어로 전화를 걸자 AI가 실시간 음성 응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A씨 요청 사항은 숙소에 자동으로 전달, 반영됐다.


야놀자가 AI 기술을 활용해 여행 산업의 '초개인화'와 '자동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중저가 숙소의 디지털 전환을 도와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김영진 야놀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 엑스포 2026'에서 "전 세계 누구나 더 쉽고 저렴하게 여행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AI가 여행 추천하고 전화까지 대신한다
[서울=뉴시스] 야놀자 AI 기반 이미지 생성 솔루션 '비커 AI'가 반영된 숙소 목록 인터페이스. (사진=야놀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야놀자는 이미 다양한 여행 특화 AI 솔루션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출시한 'AI 노리'는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패키지와 레저 상품을 추천한다. 향후 공연 티켓 분야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AI 에이전트 '텔라'는 사람 대신 전화를 받는다. 예약 확인부터 일정 변경, 응급 상황 대응까지 수행한다. 2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해 글로벌 호텔 네트워크에서 실증을 거치고 있다.

'비커 AI'는 숙소 사진 한 장만으로 계절 변화와 낮·밤 분위기를 자동 생성하는 솔루션이다. 실제 숙소 위치와 해 방향까지 계산해 겨울 설경이나 석양 분위기를 구현한다. 현재 약 100개 숙소에 시범 적용 중이며 향후 객실 내부를 영상처럼 둘러볼 수 있는 '룸 투어' 기능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투숙 수요도 옆 호텔 주차장 보며 추정…여행업 AI 전환 시급"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김영진 야놀자 컨슈머 플랫폼(놀유니버스)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엑스포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05.06. alpaca@newsis.com

김 CTO는 현재 여행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로 '파편화된 데이터'를 꼽았다. 아직도 일부 숙소는 종이 장부에 예약을 적거나 낡은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 이웃 호텔 주차장의 차량 대수를 보고 수요를 짐작하는 곳도 적지 않다. 또 호텔·항공·레저 업체마다 예약 시스템과 데이터 형식이 달라 여전히 전화로 예약 여부를 재확인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표에서 실제 호텔 운영 시스템 화면을 보여주며 "아직도 '윈도 XP' 화면 기반 소프트웨어가 사용되는 숙소도 있다. 심지어 일부 중소형 숙소는 종이에 예약 현황을 적어 관리한다"며 "여행 산업은 공급자와 도매상, 플랫폼을 거치며 데이터가 계속 파편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 예측 시스템 '와이플레이스'를 개발했다. 지역별 예약 흐름과 검색량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최적의 가격을 제안한다. 이미 수백 개 호텔에서 매출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이런 AI 전환은 사업자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다. 계절별 사진 촬영에 드는 수백만 원의 비용을 AI 솔루션 하나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놀자는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맞춰 국내 모텔·중저가 숙소의 AI 전환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CTO는 "외국인 입장에서 한국 모텔은 가성비가 좋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모텔, 중저가 호텔 등에서도 언어 장벽 없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텔라'와 같은 AI 시스템을 호텔관리시스템(PMS)에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비용 절감 효과를 준다. AI가 항공·숙소·교통·액티비티를 자동 조합해 최적 패키지를 구성하면 더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 상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야놀자는 제주 여행 중 기상 악화로 항공편이 취소되면 AI가 자동으로 숙박 일정을 연장하거나 대체 액티비티를 추천하는 방식까지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여행 중 발생하는 돌발 변수까지 AI가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AI 여행 에이전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김 CTO는 "여행을 찾는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여행 중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대해 AI가 자동으로 대응해주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며 "AI가 여행 중 돌발 상황까지 자동 대응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 이용자는 여행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