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노동자 '정신 질환' 비율, 男보다 높아…"임신·출산에 영향"

기사등록 2026/05/05 09:30:00 최종수정 2026/05/05 09:48:24

2024년 여성 고용률 62.1%로 증가세…산재도 4년간 1.6배 늘어나

"지속적 폭언 등의 '감정 노동', 여성 정신 질환 발생 위험 높여"

"성별 분리 통계 체계 강화해야…여성 질병 유형 세분화 필요"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 3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광장에서 2026년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가 주최한 여성파업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임을위한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6.03.0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정영 기자 = 여성 노동자가 남성보다 정신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젠더리뷰 2026년 봄호 제80호'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모두를 위한 산업안전보건: 표준을 넘어' 보고서가 실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여성 고용률은 62.1%, 경제활동참가율은 63.9%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여성 산재 건수 역시 2020년 2만7000건에서 2024년 4만3000건으로 약 1.6배 증가했다.

또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집계된 고용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자료'를 보면, 여성 노동자가 질병에 걸린 경우 중 71.1%가 '기타의 사업'에서 발생했다. 기타의 사업에는 음식·숙박업, 전문·보건·교육. 여가 관련 서비스업 등이 포함된다.

집필자인 류지아 가톨릭관동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주로 서비스, 돌봄, 보건 업종에서 일하고 있고 이런 분야는 전통적으로 건설업이나 제조업 등에 비해 위험하지 않거나 덜 위험한 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류 교수는 여성 노동자가 정신 질환에 취약하다고 주장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집계된 노동부의 '산업재해현황자료'에 따르면 남성의 산업재해자 수(46만3769명)는 여성(14만3709명)보다 3배 이상 높았지만, 정신질환의 경우 여성(1048명)이 남성(1006명)보다 많았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돌봄, 콜센터, 서비스 직종과 같이 여성 노동자가 다수인 일터에서 감정 노동은 업무의 부수적 요소가 아니라 핵심적인 노동이자 주요한 직업적 유해요인"이라며 "임신 및 수유기 노동자는 특정 화학물질이나 직무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조산, 유산, 저체중아 출산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악성 고객의 지속적인 폭언과 같은 감정 노동이 임상적으로 여성의 뇌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류 교수의 주장이다.

또한 류 교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규정을 언급했다. 

류 교수는 "해당 규정은 젠더 기반 폭력이 여성의 노동 시장 참여를 저해하는 핵심적인 유해요인임을 인정하고 사업주는 사회·심리적 유해요인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집중 업종 및 직종에서 확인되는 만성적 건강 유해요인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나 여성만의 문제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기구와 선진국에서 이뤄지는 젠더 관점의 산업안전보건체계로 볼 때 한국도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성별 분리 통계 체계의 강화를 제시했다.

류 교수는 "여성이 노출되는 유해요인이나 질병 유형을 통계에 포함시켜 세분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교차 분석이 가능하도록 해 그동안 확인되기 어려웠던 여성의 '보이지 않는 산재'를 가시화하고 그에 맞는 적합한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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