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연합체, 호르무즈 남쪽 보안 구역 설정
트럼프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즉각 개시한 듯
이란 "미국 해협 개입, 휴전 위반" 경고문 올려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는 제3국 선박 안전 통항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할 경우 타격하겠다며 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전 세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자국 선박을 풀어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미국에 요청해왔다"며 "나는 내 대표단을 통해 우리가 그들의 선박과 승무원을 해협에서 안전하게 빼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알리도록 지시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취지의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중동 시간 4일 오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해군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체 합동해양정보센터(JMIC)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 남쪽에 '보안 강화 구역'을 설정했다"고 전파했다. 작전이 개시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 액시오스 등에 따르면 프로젝트 프리덤은 군함을 투입하는 군사작전이 아니다. 각국 선박에 기뢰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해로를 제시하고 해운업계와 조율해 선박 통항을 뒷받침한다는 행정 지원 성격이 강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사회와 시장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정치적 메시지를 보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가 위기의 책임을 이란에 돌리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기업과 국가들을 해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하며 "그들은 단지 피해자들일 뿐이며, 이것은 미국과 중동 각국을 대표한 인도주의적 조치이자 특히 이란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인도주의적 과정이 어떤 식으로든 방해를 받는다면 (미군의) 강력한 대응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란의 협조를 촉구했다.
중부사령부(CENTCOM)도 곧바로 유도미사일 구축함, 지상·해상 기반 항공기 100여대, 다영역 무인 플랫폼, 병력 1만5000명 등을 '프로젝트 프리덤'에 투입한다고 밝혀 트럼프 대통령 압박을 뒷받침했다.
한편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에브라힘 아지지 국회 국가안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 직후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경고문'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해상 체제에 대한 미국의 어떤 개입도 휴전 위반으로 간주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호르무즈 해협과 페르시아만은 트럼프의 망상적 게시물(delusional posts)로 운영되지 않는다"며 "누구도 '책임 전가(Blame Game)' 시나리오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미국의 해상 봉쇄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지속이 양국간 휴전 합의 위반이라는 명분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틀어막은 상태다. 따라서 유가 위기의 근본적 책임 역시 자국의 해협 차단이 아닌 미국·이스라엘의 휴전 합의 위반에 있다는 것이 이란 입장이다.
이란은 4일 발표한 군 통합 지휘 사령부 하탐 알안비야 정식 성명에서도 강경 대응을 천명했다. 이란군은 "우리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를 유지하고 확고히 관리할 것"이라며 "모든 상선과 유조선은 이란군과의 조율 없이 통항을 시도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외국 무장세력, 특히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하거나 진입하려 할 경우 표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변 각국을 향해서도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초래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대통령 발표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북쪽 145㎞ 지점에서 유조선 1척이 공격을 당하기도 했다. 다만 이란군 공격 여부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이란은 통행료 부과 및 미국·이스라엘 유관 선박 차단을 골자로 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제 법제화도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 알리 니크자드 국회부의장은 3일 "우리의 고유 권리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최고지도자 지침에 따라 새로운 법적 체제를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양국이 공개 설전과는 다르게 호르무즈 해협 대치 문제에서 점차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로젝트 프리덤 구상을 발표하면서 "나는 우리의 대표단이 이란과 매우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같은 논의가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도 했다.
알자지라는 이에 대해 "이란과 어떤 형태로든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교착을 타개할 출구전략이 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양국간 평화 협상은 핵협상 시점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순서를 둘러싸고 3주째 멈춰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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