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위안화를 이용한 무역 결제가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중동전쟁과 러시아 제재 여파 속에서 원유 거래를 중심으로 위안화 사용이 늘면서 결제 규모가 급증했다.
일경중문망(日經中文網)은 4일 중국 독자 국제결제망인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을 인용, 3월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액이 1조4600억 위안(약 315조2580억원)으로 전월 대비 50% 대폭 늘어났다고 전했다.
3월 결제 규모는 2021년 3월과 비교하면 3배로 확대했다. 이 같은 급증세는 2월28일 시작한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충돌 이후 중동 정세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이란은 유조선 등에 통항료 지급을 요구했다. 해협 통과는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우호국’ 선박에 한해 허용됐다.
이란은 통행료 결제 수단으로 가상자산과 함께 위안화를 지정했다. 미국 제재로 달러 결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위안화를 택했다.
여기에 더해 위안화 결제가 다른 산유국으로도 확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3월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41%로 높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대형 은행 2곳이 CIPS에 새로 참여했다.
중국은 2015년 위안화 국제화를 목표로 CIPS를 출범시켰다. 2025년 말 시점에 아시아를 중심으로 1700개 넘는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올해 4월 들어서도 위안화 무역 결제액은 계속 늘어나 일일 평균 결제액이 1조2200억 위안을 상회,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러시아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유럽의 금융 제재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배제됐다.
이로 인해 달러와 유로 결제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루블화와 위안화 결제를 증대했다.
러시아는 중국에 원유와 천연가스를 판매해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재원을 확보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025년 8월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양국 간 결제가 거의 전면적으로 루블화와 위안화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CIPS 활용으로 달러와 유로 비중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수요 증가는 환율에도 반영되고 있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전보다 상승했다.
반면 원유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악화 우려가 커진 엔화와 원화 등 아시아 통화는 약세를 보였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핵심 전략으로 삼고 비달러 결제망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그 일환으로 발행하는 디지털 위안화이 주요 수단이다. 2024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과 국경 간 결제 실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기업이 상업은행과 중앙은행을 통해 보유한 디지털 위안화를 거래 상대방에게 직접 송금하는 구조다. 달러를 거치지 않고 결제가 가능하다.
다만 국제 결제에서 위안화 비중은 아직 제한적이다. SWIFT 집계에 따르면 3월 시점에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통화 점유율은 약 3%에 그쳤다. 달러의 51%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으며 유로, 영국 파운드, 엔화보다도 낮다.
시진핑(習近平) 지도부는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강국’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2026년부터 시작한 15차 5개년 계획에도 국제 무역과 투자에서 위안화 사용 확대를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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