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560조원' 실탄 왜 안 쓰나"…투자자 의문 증폭

기사등록 2026/05/04 11:22:10 최종수정 2026/05/04 12:48:24

주총서 투자 방향성 질문 쏟아져…"국채보다 높은 수익 왜 못 내나"

주식 14분기 연속 축소…시장 고평가 판단에 투자 지연

일부선 전략 변화 기대…자회사 매각 가능성 시사

[오마하=AP/뉴시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이블 CEO 체제에서 처음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약 3800억 달러(약 559조 7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국채 운용 방안에 집중됐다. 사진은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해서웨이 CEO. 2026.05.04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워런 버핏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후, '버크셔 해서웨이(버크셔)'의 막대한 현금 활용 방안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1월 취임한 그레그 에이블 CEO는 신중한 투자 기조를 재확인하며 시장의 의문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이블 CEO 체제에서 처음 열린 버크셔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약 3800억 달러(약 559조 7000억원)에 달하는 현금 및 국채 운용 방안에 집중됐다. 에이블 CEO는 취임 후 첫 분기 동안 버크셔는 81억 달러(약 12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14분기 연속 주식 비중 축소 기조를 이어갔다.

에이블 CEO는 현재 시장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뛰어난 기업들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 가격에 그런 기업을 인수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S&P 500은 사상 최고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시장 전반의 고평가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버크셔 투자사 J 스턴의 최고투자책임자 크리스토퍼 로스바흐는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가장 크다"며 "국채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자본을 활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주들은 보다 직설적인 의문도 제기했다. 한 투자자는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가"라며 "우리가 보지 못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글렌뷰 트러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 빌 스톤은 "버크셔는 주식 포트폴리오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며 "각 사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FT는 "반나절 동안 진행된 주총에서 2880억 달러 규모의 주식 포트폴리오와 그레그 CEO의 투자 판단 기준은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에이블 CEO는 버크셔의 주식 포트폴리오가 소수 대형 종목에 집중돼 있어 "적극적인 운용 필요성은 제한적"이라며 "중요한 변화가 있을 때만 논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또 "항상 새로운 투자 기회를 평가하고 있으며, 시장의 왜곡이 발생하면 기회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에이블 CEO의 접근 방식에서 버핏과 다른 변화 감지하고 있다. 버핏 체제에서는 완전 자회사 매각이 드물었지만, 그레그 CEO는 필요할 경우 사업 매각도 검토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체비엇 밸류 매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대런 폴록은 "필요하다면 일부 사업을 정리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라면서도 "다만 이는 근본적인 변화라기보다는 점진적인 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버크셔는 거대한 유조선과 같아 방향 전환이 느리겠지만, 에이블은 버핏의 철학을 공유하면서도 실무적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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