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2% 성장에도 휘발유값 갤런당 4.30달러…중간선거 앞 생활비 부담 부각
AI 투자·증시는 버텼지만 이란전 장기화에 물가·주택담보대출 금리 다시 압박
3일(현지시간) 영국의 BBC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연율 기준 2% 성장했다. 지난해 말 경기 둔화 이후 나온 반등세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경제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근거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성장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소비보다 AI 투자가 더 큰 역할을 했다. 미국 소비는 연율 기준 1.6% 증가해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았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가 미국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유권자가 체감하는 경제다. 이란전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전쟁 전 배럴당 73달러 수준이던 브렌트유는 한때 126달러까지 치솟았고, 이후 111달러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전쟁 전보다 크게 높다.
기름값도 미국 가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돌아왔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월 갤런당 3달러 아래였던 휘발유 가격은 4월 말 4.30달러까지 올랐다. 전쟁과 유가 충격이 장바구니 물가와 생활비 부담으로 번지면서 유권자의 체감 경기는 성장률 수치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
물가도 다시 뛰었다.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대비 3.3%를 기록해 2월 2.4%에서 크게 올랐다. 약 2년 만의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3.75%로 동결했다. 전쟁 전만 해도 시장에서는 올해 여러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이란전 이후 유가와 물가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도 전쟁 전 5.98%에서 6.3%로 올랐다.
증시는 비교적 선방했다. S&P500, 다우존스산업평균, 나스닥 등 미국 주요 지수는 전쟁 초기 낙폭을 모두 회복했고, 나스닥은 전쟁 시작 이후 약 10%, S&P500은 약 5%, 다우지수는 1% 넘게 상승했다. 주식과 퇴직연금 계좌를 보유한 미국인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다.
하지만 중간선거의 핵심은 지표상 성장률보다 유권자의 생활비 체감이다.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상원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국정 동력은 이란전의 향방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그리고 기름값·식료품 가격이 얼마나 안정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BBC는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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