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얼도 괜찮아"…Z세대 홀린 2초 일상 앱 '셋로그'

기사등록 2026/05/05 11:00:00 최종수정 2026/05/05 11:12:24

셀로그 4월 말 안드로이드 출시 후 이용자 200만명 돌파

매 시간 2초씩 찍어 올리면 '하루 브이로그' 완성…친구 12명 한정 폐쇄형 공유

과시형 SNS 피로감 틈새 공략…기존 거대 앱 보완재 관측도

[서울=뉴시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셋로그'. (사진='셋로그' 앱스토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 20대 대학생 박씨는 요즘 아침에 등교에 나서면 가장 먼저 '셋로그' 앱을 연다. 학교 가는 길 지하철 모습이나 식당에서 밥 먹는 모습, 카페에서 공부하는 모습 등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순간을 짧게 남긴다. 매 시간 울리는 알림에 맞춰 2초짜리 짧은 영상을 찍어 올리면 친구들과 서로의 하루가 자연스럽게 쌓인다. 박씨는 "굳이 잘 나온 사진을 고르거나 꾸밀 필요 없이 그냥 지금 모습 그대로 공유할 수 있어 편하다"며 "친한 친구들끼리만 보는 공간이라 부담도 없다”고 말했다.

최근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며 IT 업계의 주목을 받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있다. 매시간 2~3초씩 영상을 찍어 올리면 하루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를 자동으로 완성해 주는 '셋로그'다. 소수의 친한 친구들과만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지난해 말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이 앱은 지난달 엑스(X)에 올라간 일부 셋로그 영상이 인기를 얻으며 빠르게 확산됐다. 과거 클럽하우스, 본디처럼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인스타그램, 틱톡 등 기존 SNS 피로감 속 차세대 SNS로 자리 잡을지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다.

◆Z세대의 '비밀 일기장'…이용자 200만 명 돌파

'셋로그'의 성장세는 매섭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셋로그는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일평균 이용자 수 194만명을 기록했다.

하루 이용자 수가 매일 10% 이상 늘어나며 현재 양대 앱마켓 합산 이용자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3월 말부터 소셜 네트워킹 부문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달 23일 안드로이드 앱이 출시된 후에는 구글 플레이에서도 전체 무료 앱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10대와 20대의 호응이 뜨겁다. 이용자 비중(모바일인덱스 기준)을 보면 10대가 약 55%, 20대가 약 38%로 전체 이용자의 93%를 차지한다. 사실상 Z세대 전용 소통 공간으로 안착했다는 분석이다.

◆"친구들과 함께 만드는 일기장"…Z세대 왜 몰렸나
[서울=뉴시스] 숏폼 플랫폼 피드에 등장한 셋로그 영상. 사분할된 화면 속에서 사용자들이 실시간으로 기상 및 일과를 공유하는 모습이 담겼다. 2026.04.06. (사진=셋로그 인스타그램 캡처)

Z세대가 셋로그에 몰리는 배경에는 기존 SNS에 대한 피로감이 있다. 이른바 '안티 인스타그램' 트렌드다.

셋로그는 최대 12명의 지인만 참여할 수 있는 닫힌 구조다. 매시간 2~3초짜리 짧은 영상을 찍어 올리는 방식으로 별도 편집이나 보정이 필요 없다. 앱 개발진은 친한 친구 사이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었다며 검증된 영상 포맷을 지인 간의 실시간 소통에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셋로그는 매시간 2~3초짜리 짧은 영상을 찍어 현재 상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별도 편집이나 보정 없이 일상을 기록할 수 있다. 특히 같은 시간대에 알림을 받아 각자의 일상을 동시에 기록하는 방식도 인기 요인이다. 떨어져 있어도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한 강한 유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셋로그를 취업 준비 스터디용으로 활용한다는 김모(27)씨는 "혼자 준비할 때는 쉽게 늘어지는데, 친구들과 동시에 기록을 남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긴장감이 생기고 서로 자극도 된다"며 "하루를 짧은 영상으로 정리하다 보니 머릿속이 정리되는 느낌이 있고, 취업 준비로 쌓인 스트레스도 조금씩 풀린다"고 말했다.

셋로그를 이용해 봤다는 IT업계 한 관계자는 "영상 편집에 대한 심리적 허들을 크게 낮췄다"며 "조각난 일상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브이로그가 되는 과정에서 시각적 재미와 기록의 가치를 동시에 잡았다"고 평가했다.

과거 인기 SNS '젠리(Zenly)'를 공동 창업했던 앙투안 마틴도 최근 엑스에 '셋로그'를 두고 "가장 멋진 새로운 앱"이라며 극찬을 남겨 화제가 됐다.

특히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 사생활 보호 이슈가 커지는 가운데 운영진은 보안에 신경 쓴 모습도 보였다. 셋로그 측은 앱 소개에 "모든 사진과 영상은 암호화돼 저장되며 사용자 본인과 공유된 친구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의 본디' 될까…반짝 흥행에 그칠 우려도
[서울=뉴시스] 메타버스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본디'. 지난달 30일 서비스를 종료했다. 2026.05.02. (사진='본디' 앱) *재판매 및 DB 금지

다만 업계에서는 셋로그가 인스타그램 등 거대 플랫폼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친한 지인들끼리만 소통하는 폐쇄적인 구조 탓에 이용자를 무한정 늘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21년 큰 인기를 끌었던 '클럽하우스'는 초대장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쇠퇴했다. 2022년 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메타버스 기반 SNS '본디' 역시 보안 문제 등에 휘말리며 이용자가 급격히 이탈한 바 있다. 결국 초기 열풍을 이어가지 못한 채 지난달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 때문에 셋로그가 기존 거대 SNS를 보완하는 도구로 남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SNS는 특정 세대의 취향을 저격해 흥행할 수 있지만 기존 대형 앱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다"며 "셋로그가 꾸준히 살아남으려면 지속적인 소통 경험을 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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