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반도체 기업 호황에…신흥국 증시, 사상 최고치"

기사등록 2026/04/29 19:05:07 최종수정 2026/04/29 19:14:23

MSCI EM지수 4월 들어 15% 이상 상승

"상승분 약 절반은 삼전닉스·TSMC 주도"

다만 신흥국 모든 증시 수혜 아냐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의 호황에 힘입어 신흥국 증시가 지난 2월 고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2026.04.2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신흥국 증시가 지난 2월 고점을 넘어 사상 최고치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29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아시아 반도체 기업들의 호황에 힘입어 미국-이란 전쟁 초기 손실을 모두 만회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지수(MSCI EM 지수)는 4월 들어 15% 이상 상승해 같은 기간 미국 우량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10%)을 웃돌았다.

FT는 "상승분의 약 절반은 인공지능(AI)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만 TSMC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3개 업체는 지수 구성 종목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수 종목이 지수를 주도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신흥국 지수의 본래 목적인 선진국 우량주에 대한 위험 분산보다 월가를 휩쓴 AI열풍의 파생상품처럼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BNP 파리바 자산운용의 송제 선임 투자 전문가는 "AI 열풍은 한국, 대만에서 매우 거세다"며 "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긴 하지만, 랠리 속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만 증시는 미국 달러 기준으로 약 25% 올라 수십 년만의 역대급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며, 한국 코스피는 24% 상승해 1998년 아시아 금융 위기 이후 월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의 아시아 주식 전략 책임자 티모시 펑은 "한국과 대만이 미국 빅테크 공급망의 핵심인 탓에 신흥국 지수 내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다"며 이를 통해 신흥국 증시가 월가와 더욱 밀접해졌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 대만 비중이 신흥국 지수에서 늘어난 데는 중국 비중이 20%로 제한된 영향도 있다. 중국 본토 시장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완전 개방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2019년 설정된 조치인데, 최근 중국 증시는 다른 아시아 시장보다 상승폭이 적었다.

달러 약세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밸류에이션 덕분에 신흥국 지수가 혜택을 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번 랠리는 기술주가 상승세를 주도했으나, 에너지·산업·유틸리티 업종도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 같은 수혜가 모든 신흥국에 돌아간 것은 아니었다. 중동 사태 여파에 석유 의존도가 높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증시는 2월 말 대비 16% 이상 떨어졌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지수는 13%, 인도의 센섹스 지수는 9%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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