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하원 연설 “독립 250주년에 환영, 감사”
“건국의 아버지들은 대의를 위한 반항아들”
“양국이 안보 문제에서 협력할 기회”…나토의 중요성 강조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28일(현지 시각) 미국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했다. 영국 국왕의 연설은 1991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이어 35년 만이다.
찰스 국왕은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의 간단한 소개에 이어 연설을 시작했다.
◆ “독립 250주년에 환영, 감사”
찰스 국왕이 올해 미국 독립 250주년을 맞아 자신을 환영해 준 미국 의원들과 국민들에게 감사를 나타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고 BBC는 전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의 운명이 그때부터 서로 얽혀 있었다고 연설을 시작했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했듯이 요즘 우리는 미국과 언어만 빼고는 정말 모든 면에서 공통점이 많다”고 가볍게 농담을 던졌다.
그는 “우리는 매우 불확실한 시기에 만나고 있다”며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언급했다.
그는 2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관 만찬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우리의 차이점이나 의견 차이가 무엇이든 간에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모든 국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약속 안에서 하나로 뭉쳐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한 폭력 행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항상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야”
찰스 국왕은 “미국 의회에 대한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섰다”며 “의회는 모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신성한 권리와 자유를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주주의의 요새”라고 말했다.
그는 1991년 연설했던 어머니 엘리자베스 2세 여왕처럼 “영국 국민을 대표해 미국 국민에게 최고의 존경과 우정을 표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찰스 국왕은 “우리가 항상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며 미국의 건국 과정을 예로 들었다.
“1776년의 정신을 되새겨보면 우리는 적어도 처음에는 항상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점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분의 의회가 설립된 바로 그 원칙, 즉 ‘대표 없는 과세는 없다’는 원칙은 우리 사이의 근본적인 의견 차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여러분이 우리로부터 물려받은 공통된 민주적 가치이기도 했다”
그는 “두 나라는 본능적으로 생각이 비슷하다”며 “양국은 이러한 가치와 전통을 바탕으로 언제나 화합의 길을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찰스 국왕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 “양국간 혈연과 정체성의 유대는 값비싸고 영원하며, 대체할 수 없고 깨뜨릴 수도 없다”고 말한 것을 인용했다.
그는 이번 방문이 워싱턴 DC에 대한 20번째 방문이라고 소개했다.
◆ “건국의 아버지들은 대의를 위한 반항아들”
찰스 국왕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을 “대담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대의를 위한 반항아들”이라고 칭했다.
그는 미국 정부 기반 시설이 영국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는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이 영국 계몽주의의 위대한 유산뿐만 아니라 더욱 깊은 역사를 지닌 이상들, 즉 영국 관습법과 마그나 카르타를 계승하고 발전시켰다고 말했다.
1689년 권리 선언이 영국 입헌 군주제의 토대일 뿐만 아니라 1791년 미국 권리 장전에 재확인된 수많은 원칙의 근원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 대법원 역사학회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마그나 카르타는 1789년 이후 최소 160건의 대법원 판례에서 인용되었다는 점도 들었다.
◆ “양국이 안보 문제에서 협력할 기회”…나토의 중요성 강조
찰스 국왕이 지난달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양국의 안보 파트너십은 필수불가결하며, 우리는 이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 것을 인용하자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찰스 국왕은 양국이 안보 문제에 있어 협력할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우리가 직면한 위협들이 영국 국방의 변혁을 요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영국은 국방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9·11 테러 공격 이후 영국이 미국의 편에 섰던 방식을 회상하며 나토 제5조의 집단 방위 조항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찰스 국왕은 양국 파트너십이 공동의 적에 맞서 싸우고 세계의 안보를 강화하는 데 활용되어 왔다며 지금 이 순간 전쟁 중인 러시아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찰스 국왕은 나토의 중요성에 대해 “양국의 국방, 정보 및 안보 관계는 수년이 아닌 수십 년에 걸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찰스 국왕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대서양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찰스 국왕은 양국 모두에게 있어 법치주의라는 공통된 가치가 경제적 번영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안정적이고 접근 가능한 규칙의 확실성, 분쟁을 해결하고 공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독립적인 사법부. 이러한 특징들이 우리 두 나라가 수 세기 동안 비할 데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 “분열에서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성장한 우정”
그는 “250년 전의 쓰라린 분열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로 성장한 우정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찰스 국왕은 “미국의 말에는 의미가 있지만 행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50번째 생일을 맞아 양국은 양국 국민과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을 위해 헌신적인 봉사를 다짐하며 서로에게 다시 한번 헌신할 것을 다짐하자”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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