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립경기장서 열린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 리뷰
앞서 25~26일 공연까지 권위가 높은 공연장에서 세 차례 무대
올해 일본 데뷔 10년차…명실상부 현지 국민 걸그룹
"성장 서사와 팬들과의 관계성이 장기집권 비결"
'미사모' 미나·사나·모모, 日 멤버 3인방 인기 뒷받침
360도 공연…3시간 동안 지치지 않는 라이브로 실력 증명도
트와이스는 이번에 여섯 번째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THIS IS FOR) 인 재팬' 추가 공연을 통해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초로 도쿄 국립경기장 단독 콘서트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지난 25~26일 공연에 이날까지 사흘 간 무려 24만명이 운집했다.
트와이스는 4월 한 달간 원 오크 록(ONE OK ROCK), 사쿠라자카46, 미세스 그린 애플 등 쟁쟁한 현지 톱 아티스트들이 거쳐 간 이 상징적인 무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명실상부한 현지 '국민 걸그룹'의 위상을 다시금 증명했다. 국립경기장은 닛산 스타디움과 수용 규모 측면에서 일본 공연 생태계 내 쌍벽을 이루는데 특히 2021년 도쿄 하계 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만큼 현지 톱가수들도 입성이 힘든, 권위가 상당히 높은 곳이다.
단순히 객석 수의 물리적 팽창을 넘어, 이는 한 팀이 이방의 땅에서 대중의 삶 속으로 얼마나 깊고 넓게 스며들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공간적 은유다. 계단을 건너뛰지 않고 10년의 시간을 정직하게 밟아 오르며 쟁취한 이 서사는 '아이돌과 팬'이라는 관계를 단단한 생의 '동반자'로 치환해 냈다.
이날 공연은 라이브 밴드의 다양한 질감으로 편곡된 사운드와 함께 약 3시간 동안 앙코르까지 무려 36곡을 소화하는 방대한 서사시였다. 이번 투어의 주제곡과도 같은 '디스 이즈 포(THIS IS FOR)'와 '스트래티지(Strategy)'로 시작했다. 사각지대 없이 360도로 풀 개방된 원형 무대는 그 자체로 멤버들이 10년간 쌓아온 무대 장악력의 시험대였으나, 트와이스는 입체적인 동선과 다채로운 단차의 9개 리프트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360도 공연에 가장 최적화된 팀임을 스스로 입증했다.
유닛 무대도 큰 환호를 받았다. 정연·지효·채영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케데헌) OST '테이크다운(TAKEDOWN)'을 통해 힙합 공연 같은 카리스마를 발산했고, 일본인 멤버 미나, 사나, 모모가 뭉친 '미사모'의 '컨페티(Confetti)'는 화려하면서도 상큼하고 청량했다.
화룡점정은 '팬시(FANCY)', '왓 이즈 러브(What is Love)? 등으로 이어지는 히트곡 퍼레이드의 떼창 구간이었다. 특히 '예스 오어 예스(YES or YES)' 후렴구을 합창하는 팬덤 '원스' 8만의 일심동체는 대단한 스펙터클을 선사했다. 그루브감이 넘치게 편곡된 '댄스 더 나이트 어웨이(Dance The Night Away)'는 완전한 축제였다. '해피 해피(HAPPY HAPPY)'로 시작해 '스테이 바이 마이 사이드'까지 다섯 곡이 연이어 이어지는 앙코르 구간엔 토롯코(이동차)를 타고 스타디움 트랙을 천천히 돌았다. 이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일본 원스의 열기는 초대형 스타디움이 담기에도 모자랄 정도였다.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대중음악 평론가)와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전(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는 "미사모(MISAMO)라는 유닛의 성공과 멤버별 개성이 시너지를 이뤄 높은 친밀감을 형성했다"고 분석했으며, '들어볼래? J-팝(J-POP)!' 등을 펴낸 J-팝 전문가인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는 "화려한 아이콘이자 언제든 곁에 있어 주는 동반자로 포지셔닝한 것이 식지 않는 응원의 비결"이라고 평가했다.
공연 막바지, 인접한 신궁구장에서 진행 중이던 야쿠르트와 한신의 프로야구 경기가 잠시 중단될 만큼 화려하고 거대한 불꽃이 밤하늘을 수놓았다. "10년 동안 여러분의 귀중한 사랑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인생이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지효의 눈물 젖은 목소리가 국립경기장의 따뜻한 나무 처마를 타고 흩어졌다.
다음은 음악 전문가들이 분석한 트와이스가 일본에서 '국민 걸그룹'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일본 멤버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하는 다국적 구성은 초기 현지 진입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밝고 친근한 이미지, 대중적 음악과 포인트 안무 등 트와이스만의 특장점은 폭넓은 팬층 확보를 가능케했다. 꾸준한 활동 속 더 단단해진 팀워크와 팬덤과의 소통, 계속되는 성장과 진화가, '해외가수 첫 국립경기장 단독 공연'으로 대표되는 탄탄한 위상의 안정적 기반이 되고 있다
트와이스는 다른 한국 그룹들과는 조금 달리, 일본에서 자리 잡기 시작할 무렵 10대 여성팬들을 사로잡으며 젊은 층을 기반으로 삼는데 성공했다. 이후 다양한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는 등 국민 걸그룹으로서의 대중성을 한층 강화했으며, 일본인 멤버 3명(미사모)의 존재 및 일본 내에서 그들의 성공적인 유닛 활동은 트와이스의 꾸준한 인기를 뒷받침했다. 특히 한번 팬이 되면 오랫동안 충성도를 유지하는 일본 팬들의 특성상, 젊은 팬들 확보하는데 성공했던 트와이스는 오랜 시간 꾸준히 인기를 누릴 토대를 잘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
◆차우진 엔터문화연구소 대표(대중음악 평론가)
미사모(MISAMO)라는 일본인 3인 유닛은 사실상 별도 IP처럼 움직인다. 오래 활동하면서 'TT 포즈' 바이럴로 흡수한 여중고 팬덤이 그대로 20대 직장인으로 성장하고, 시장성의 토대가 되기도 했다. 홍백가합전 5회 출장, 2024년 닛산 입성, 그리고 이번 국립경기장. 트와이스는 케이팝 뿐 아니라 일본 음악 시장의 톱티어이기도 하다. 밝고 경쾌한 콘셉트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도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
일본인 멤버 세 명을 품은 구성이 현지 친화력의 토대가 됐다면, 데뷔 이래 한결같이 이어온 성실한 행보가 트와이스를 '스타'에서 '동반자'의 자리로 옮겨 놓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화려하게 빛나는 아이콘이기도 하지만, 필요할 때면 언제든 곁에 있어주는 친구로도 분할 수 있는 포지셔닝은 트와이스만의 독보적 정체성이기도 하다. 그렇게 꾸준히 일본 팬들과의 거리감을 좁혀 왔기에, 지금과 같은 식지 않는 일본 팬들의 응원이 가능하다.
◆황선혜 일본 조사이국제대 미디어학부 교수(전(前)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센터장)
트와이스는 각 멤버의 개성과 매력이 팀 전체의 일체감으로 이어지는 그룹이다. 3세대 걸그룹으로서 2세대 K-팝의 정통성과 4세대의 참신함을 함께 지닌 팀으로 평가된다. 특히 세 명의 일본인 멤버가 일본 시장에서 높은 친밀감을 형성했고, 멤버별 매력이 시너지를 이루며 장기적인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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