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장 '3연임 제한' 유력…당국, 강제성 수위 놓고 장고

기사등록 2026/04/28 07:00:00 최종수정 2026/04/28 07:10:24

'금융지주회장 3연임 허용 불가'로 당국 입장 좁혀

법제화 가능성도…이미 상호금융은 법으로 임기 제한

이르면 다음달 발표…지방선거에 하반기로 넘어갈 수도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3.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정부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안과 관련해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금지하고 연임까지 허용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9년 이상 장기집권에 쐐기를 박겠다는 것인데, 다만 법으로 제한할지 아니면 가이드라인(모범관행)으로 둘지를 아직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적한 금융권의 '부패한 이너서클'을 없애기 위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막바지 검토 중이다.

개선안은 금융회사의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간 시장에서는 횡령 등 거액의 금융사고가 발생함에도 금융지주 회장이 '참호'를 구축해 장기집권을 하고 임직원들은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최고경영자(CEO) 선임절차, 이사회 독립성, 성과보수 체계 등을 3가지를 중심으로 '메스'를 댈 방침이다.

우선 지주회장 등 CEO의 임기를 제한하는 방안으로는 3연임을 금지하고 연임까지만 허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법적으로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특히 3연임은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9년 이상 장기집권에 제동을 거는 이유는 연임할수록 CEO의 권한이 지나치게 집중되고 금융회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약화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다만, 3연임 금지를 '금융사 지배구조법'에 명시할지, 아니면 모범관행으로 둘지를 고민 중이다. 법제화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농협은 회장 임기를 4년 단임제(농협법 130조)로 법에 못 박았으며, 신협은 회장 임기를 한 차례 연임만(신협법72조)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CEO 연임에 주주 특별결의로 제한하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지만 실효성은 낮은 상태다. '특별결의' 안건이 되면 출석 주주의 3분의2 이상 찬성, 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 출석 등 더욱 엄격한 주주 동의가 필요해진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대체로 주총에서 지주회장 찬성률은 압도적으로 높다"며 "이런 상황에서 특별결의 도입은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독립성에 대해선 사외이사 임기 구조를 차등화하는 '차등임기제'와 전문성을 다양화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또 금융사고 발생 시 임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클로백'과 개별 임원의 보수 지급계획에 대해 주주 통제를 받도록 하는 '세이온페이'도 추진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언제 발표될지도 관심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개선안을 지난달 초 발표한다고 공지했으나, 돌연 철회하고 일정을 기약 없이 미뤘다.

다음달 중 발표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배구조 개선안이 민생 정책보다 상대적으로 중요도에서 밀리는 데다, 금융회사 주총 시기도 한참 지난 만큼 시의성도 잃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총 전에 도입하지 못해 정책 동력이 크게 떨어진 모습"이라며 "각종 선거 이벤트에 하반기로 밀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