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버스 ETF '만년 동전주' 됐는데…제도에 막힌 액면병합

기사등록 2026/04/24 14:13:35 최종수정 2026/04/24 14:46:26

곱버스 ETF '신저가'…주당 200원 밑돌아

개별 종목과 달리 ETF 액면분할 불가

최소 호가 영향 커져…가격 왜곡 우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6475.81)보다 20.29포인트(0.31%) 상승한 6496.10에 개장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1174.31)보다 2.11포인트(0.18%) 오른 1176.42에 거래를 시작했다.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81.0원)보다 2.0원 상승한 1483.0원에 출발했다. 2026.04.24.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코스피가 상승을 재개하며 지수 하락에 2배 베팅하는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들이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1주당 가격은 200원을 밑돌고 있지만, 개별 주식과 달리 ETF는 액면병합이 불가능해 시장 왜곡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는 전날 대비 2.21% 하락한 177원에 마감하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지난 2016년 기준가격 1만원으로 상장했으나, 국내 증시가 상승 랠리를 거듭하며 지난해 10월 10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이외에도 전날 종가 기준 'KIWOOM 200선물인버스2X'(179원), 'RISE 200선물인버스2X'(180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187원), 'PLUS200선물인버스2X'(366원) 등이 1000원 미만의 동전주에 머물러있다.

현재 시장가격 5000원을 밑도는 ETF는 총 36개로, 대부분이 레버리지(±2배) 상품들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증시 상승 국면에서 다수 곱버스 상품들이 지속적인 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음의 복리효과'도 레버리지 상품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지수가 20% 하락 후 다시 20% 상승할 때, 일반 상품은 100→80→96으로 4%의 손실이 발생하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100→60→84로 16% 손실이 발생한다.

◆액면병합 막힌 ETF…가격 왜곡·괴리율 부담

개별 종목의 경우 주가가 극히 낮은 상태를 유지할 때 액면병합을 통해 주가를 올리고 거래 환경을 정리하지만 ETF는 현행 제도상 액면분할·병합이 불가능하다. 현행 상법은 병합 대상을 '회사의 주식'으로 한정하고 있어, 수익증권인 ETF는 해당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

문제는 ETF가 초저가 구간에 진입하면, 최소 호가 단위 1원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실제 지수의 움직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격이 100원일 경우 1원의 변동만으로도 1% 등락률이 발생해 체감 변동성도 크게 확대된다.

괴리율 관리 부담도 커진다. ETF는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NAV) 간 괴리를 좁히는 것이 핵심인데, 초저가 구간에서는 호가 단위 제약으로 가격 조정이 미세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괴리율이 벌어질 경우 투자자는 실제가치 대비 높은 가격에 ETF를 매수하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면 곱버스 상품의 경우 100원 아래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액면분할과 병합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ETF 가격이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병합을 통해 가격을 재조정하고 있다. 일례로,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3배 곱버스 ETF S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는 지난 2010년 상장 후 현재까지 총 8번의 액면병합을 실시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0년 금융위원회가 'ETF·ETN 시장 건전화 방안'을 통해 액면병합 제도 도입을 언급했지만, 구체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단일종목 레버리지(±2배 이내) 상품까지 허용된 상황에서 제도 개선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국내-해외 상장 ETF 간 비대칭 규제 해소를 위해 우량주식 기초 레버리지 ETF 도입을 허용하면서, 운용사들은 다음 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곱버스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련 동향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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