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이을 '떴다 저 가마귀' 발매
토킹헤즈 데이비드 번 설립 레이블 '루아카 밥'과 계약
북미·유럽 20여개 도시 아우르는 대규모 월드투어 돌입
21일 소속사 하이크(HIKE)에 따르면, 이날치는 이날 오후 6시 글로벌 첫 싱글 '떴다 저 가마귀'를 전 세계 동시 발매하고 북미와 유럽 20여 개 도시를 아우르는 대규모 월드투어에 돌입한다.
◆데이비드 번·브라이언 이노가 먼저 알아봤다…'루아카 밥'과의 전략적 동행
이번 글로벌 진출의 가장 큰 특징은 미국의 명문 인디 레이블 '루아카 밥(Luaka Bop)'과의 계약이다. 전설적인 밴드 '토킹 헤즈(Talking Heads)'의 데이비드 번(David Byrne)이 설립한 이 레이블은 국적과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선구적인 음악을 큐레이션해온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번은 오는 8월 데뷔 약 50년 만에 첫 내한공연도 앞두고 있다.
양측은 이번 계약을 위해 지난 1년간 긴밀한 교류를 이어왔다. 이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이날치의 음악적 본질에 매료된 서구 음악계의 진지한 응답이다.
실제로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동시에 19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 '록시뮤직' 출신 프로듀서이자 '앰비언트 뮤직'의 거장 브라이언 이노(Brian Eno)는 앞서 이날치의 런던 공연을 접한 뒤 "이날치는 내가 음악과 춤, 그리고 한국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놨다. 이런 음악은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번과 이노는 981년 협업 앨범 '마이 라이프 인 더 부시 오브 고스트스(My Life In The Bush Of Ghosts)'를 발표하기도 했다.
◆두 대의 베이스와 판소리 보컬…'번역' 없이 통하는 음악적 문법
신곡 '떴다 저 가마귀'는 이날치 고유의 음악적 유전자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두 대의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묵직한 패턴 위에 드럼이 얹어지며 70~80년대의 펑키한 에너지를 발산한다. 그 위로 얹어지는 네 명의 보컬(안이호, 최수인, 박수범, 라서진)은 판소리 특유의 창법을 기악적으로 변주한다.
2020년 '수궁가'에서 2025년 '흥보가', 그리고 2026년 '떴다 저 가마귀'로 이어지는 이들의 궤적은 "지금 여기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음악적 답안지다. 서로 다른 음악적 문법들이 번역이라는 군더더기 없이 만나 '이날치'라는 독자적인 언어를 구축한 셈이다.
◆"아이돌 공식은 잊어라"…K-인디의 자생적 글로벌 생존법
산업적 측면에서도 이날치의 행보는 유의미하다. 대형 기획사의 자본력이나 기획된 팬덤에 의존하지 않고, 탄탄한 음악적 완성도와 B2B 세일즈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시장의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하이크는 "기존 팝의 관습에 기대지 않고 독창적인 멤버 구성을 통해 만들어낸 음악 IP의 승리"라며 "아이돌에 편중된 K-콘텐츠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K-밴드의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증명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치는 오는 6월 캐나다의 오타와, 몬트리올, 밴쿠버 등 주요 재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투어에 나선다. 특히 샌프란시스코 '스턴 그로브 페스티벌(Stern Grove Festival)'에서 한국계 미국 싱어송라이터 미셸 '정미' 자우너가 이끄는 재패니즈 브렉퍼스트(Japanese Breakfast)와 협연하고, 로스앤젤레스(LA) 게티 센터(The Getty Center)'에서 단독 공연을 갖는 등 현지 주류 문화계의 중심부로 파고들 계획이다.
장영규(베이스·프로듀서)를 필두로 안이호, 최수인, 오형석(드럼), 박수범, 라서진, 이재(베이스)로 구성된 이날치는 그간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영상으로 6억 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한국대중음악상을 휩쓰는 등 독보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지난해 11월 정규 앨범 '흥보가' 발표에 이어 이번 글로벌 싱글 '떴다 저 가마귀'로 'K-밴드'의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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