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치사 적용, 징역 7년 선고…1심 무기징역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부장판사 정승규)는 21일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무속인 A(80·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은 A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중형을 선고했지만, 2심은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인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살인 혐의 대신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유죄로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피고인의 주술 능력을 신뢰해 직접 앵글 위에 올라가는 등 신적 믿음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일반적인 폭력 범죄와 같이 평가하기에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피고인의 살인 동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고, 피고인이 사망 결과 발생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했음을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해서 곧바로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공소사실의 살해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심각한 화상을 입은 사실을 목격하고도 이를 즉각 중단하지 않았다"며 "피해자에 대한 상해의 고의와 상해 예견 가능성이 있었기에 상해치사죄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피고인이 피해자인 조카를 진심으로 아껴왔고 정신 치료를 위해 주술행위를 하다 발생한 사건"으로 "피해자의 모친이 피고인과 합의하고 선처를 거듭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2024년 9월18일 오후 인천 부평구 한 음식점에서 조카 B(30대·여)씨를 철제 구조물에 결박한 뒤 3시간 동안 숯불에 그을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음식점은 A씨 일당의 수입원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던 조카 B씨가 "가게를 떠나겠다"고 선언하자 A씨는 "악귀를 퇴치해야 한다"면서 범행을 준비했다.
숯불 열기에 고통을 호소하던 B씨는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튿날 오전 화상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 등으로 결국 사망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B씨 등을 상대로 무속을 이용한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지속하다 범행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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