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병사, 레바논서 예수상 파괴 …이 "엄중 조치"

기사등록 2026/04/20 15:54:51

레바논 피해 도시 부시장 "신성 모독, 단호히 규탄"

팔계 "가자지구 모스크·교회 파괴해도 처벌 없어"

이스라엘 "군이 기대하는 가치에 전적으로 배치"

[서울=뉴시스]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예수 그리스도상을 망치로 내려치고 있다.  사진 게시자는 19일(현지시간) 이 남성이 레바논 남부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 군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 유니스 티라위 엑스 계정 갈무리) 2026.04.20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스라엘 군인이 레바논 남부에서 예수 그리스도상을 훼손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공개됐다.

이스라엘은 사진이 확산되자 물의를 일으킨 병사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고 예수 그리스도상 복구를 지원하겠다고 사과했다. 이스라엘은 친(親)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소탕을 이유로 레바논 남부를 침공했고 레바논과 10일간 휴전 이후에도 적대행위를 이어가고 있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유니스 티라위는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군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거꾸로 처박힌 예수 그리스도상의 머리 부분을 망치 또는 도끼로 추정되는 둔기로 내려치는 사진을 공유했다.

티라위는 이 게시물에서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예수 그리스도상 머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엑스 게시물에서는 이스라엘 군인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훼손한 예수 그리스도상이 레바논 남부 기독교 도시 데벨에 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룬 나시프 데벨 부시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우리의 종교적 감정을 모독하고 신성한 신앙을 공격하는 행위"라며 "우리는 이 수치스러운 행위를 단호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데벨은 기독교인이 많은 레바논 남부 도시다.

팔레스타인계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의원 아이만 오데는 소셜미디어에 "우리는 경찰 대변인이 '병사가 예수로부터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하는 것을 기다리자"고 꼬집었다.

또다른 팔레스타인계 크네세트 의원인 아흐마드 티비도 소셜미디어에 "가자지구에서 모스크와 교회를 폭파하고 예루살렘에서 기독교 성직자들에게 침을 뱉어도 처벌 받지 않는 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상을 부수고 그 모습을 공개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인종 차별주의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와 교황 레오 14세를 모욕하는 법을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사진이 논란이 되자 예수 그리스도상을 훼손한 남성이 레바논에서 작전 중인 자국 병사로 추정된다는 초기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같은날 엑스에 "군은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면서 "이 행동은 군이 기대하는 가치와 전적으로 배치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군은 기독교 공동체가 조각상을 제자리에 복구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에도 예루살렘 성묘교회(예수의 무덤 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교회) 내 가톨릭 미사를 '안전'을 이유로 통제했다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일제히 반발하자 '악의는 없었다'며 물러선 바 있다. 외신에 따르면 성지주일 미사가 통제된 것은 수 세기 만의 일이다.

TOI는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서 작전 중인 이스라엘군이 자행한 약탈과 재산 파괴 사례가 여러 차례 공개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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