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한은' 이창용 "환율도 금리만으론 한계"…구조개혁 강조(종합)

기사등록 2026/04/20 13:03:21 최종수정 2026/04/20 13:58:2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4년 임기 마쳐

"통화·재정만으론 성장·안정 어려워져"

"중동發 변수, 아시아 공급망 충격" 경고

"유튜브는 농담…경제 평론·자문은 이어갈 것"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4.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4년간의 임기를 마치면서 "통화·재정정책만으로는 우리 경제의 안정과 성장을 이루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20일 이임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 구조 변화로 통화·재정정책의 영향력은 약화되고 있는데 정책당국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금리차뿐만 아니라 노동시장, 조세·연금제도,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인에 크게 변동하는 시대가 됐다"며 "과거와 같이 외환시장 개입이나 금리정책만으로 환율을 관리하려 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학개미' 발언으로 당시 질책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내국인 해외투자 확대가 환율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공론화됐고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주거 문제는 저출생과 사회 갈등, 성장 제약 등과 맞물린 핵심 이슈로, 자산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쏠리면서 미래 투자를 제약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며 "정책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시각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한국은행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표현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지 않는 것도 중요한 정책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방향성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인플레이션과 성장 흐름을 종합적으로 보며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해서는 아시아 제조업 공급망 충격을 경고했다. 이 총재는 "미국에서도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잘 모른다는 분위기가 공통적이었다"며 "특히 아시아 지역은 원유 공급 차질 시 제조업 전반에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망 차질에 따른 생산 감소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사이버 보안과 인공지능(AI) 관련 리스크도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자신의 임기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성적 하나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통화정책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양한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중앙은행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또 "주어진 여건 속에서 나라 전체를 고려해 최선의 정책을 선택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으로는 비상계엄 직후 대응을 꼽았다. 그는 "당시 외신 대응과 메시지 정리가 시장 안정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향후 유튜브 등을 통한 활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농담을 하는 것을 진담처럼 신문에 썼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연구 뿐 아니라 경제 평론과 자문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라며 "어떤 매체를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할지는 상황에 맞춰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총재는 이날 이임사에서도 지난 4년간의 정책 대응을 돌아보며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하고, 환율과 저출생, 양극화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한국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며 두 차례 빅스텝을 포함해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했다"며 "부동산 금융 불안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중동전쟁 등 복합 충격이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성과로는 금리정책을 통해 주요국보다 먼저 물가를 2%대 목표 수준으로 되돌렸고,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으로 정책 소통을 강화한 점을 꼽았다. 또 국제결제은행(BIS) 글로벌금융시스템위원회(CGFS) 의장을 맡고 가계부채 비율을 하락세로 전환시켰던 점도 성과로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ymmn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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