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방해' 흉기 휘두른 초등생…'촉법소년' 논란

기사등록 2026/04/20 10:46:35 최종수정 2026/04/21 13:54:16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충북 오송 컨벤션센터에서 비수도권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시민참여단 숙의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성평등가족부 장관) 2026.04.18. photo@newsis.com

[평택=뉴시스] 박석희·정숭환 = 최근 평택의 한 PC방에서 초등학생이 또래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갈수록 흉포화되는 청소년 범죄와 '촉법소년'제도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3시께 관내 한 PC방에서 또래 B군에게 문구용 칼을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특수상해)로 초등학교 6학년생 A군(12)을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번 사건은 게임 중 벌어진 사소한 말다툼에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은 "B군이 게임을 방해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으며,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소지하고 있던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복부에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은 조만간 A군을 수원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A군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인 '촉법소년'에 해당해, 현행법상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보호관찰 등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만을 받게 된다.

사건의 잔혹성에 비해 미온적인 처벌에 그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알려지자, 정치권과 법조계를 중심으로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법조계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70년 넘게 유지된 기준이 변화된 청소년들의 발달 상태와 범죄 양상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부 차원의 움직임도 가팔라지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는 지난 18~19일 이틀간 서울 세종대학교에서 숙의토론회를 열고 제도 개선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공론화를 거쳐 두 달 이내에 결론을 도출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연령 하향을 포함한 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처벌 강화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교육 환경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범죄심리학 전문가는 "미숙한 충동 조절 능력과 폭력적 콘텐츠 노출이 결합된 결과"라며 "형식적인 예방 교육을 넘어 분노 조절 프로그램 등 실질적인 인성 교육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위험한 도구를 공격 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엄정 대응이 원칙"이라면서도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촉법소년 규정에 따른 절차를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