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상한제, 전기료 그대로…중동發 에너지 대응, 왜 다를까

기사등록 2026/04/18 08:00:00 최종수정 2026/04/18 08:08:26

기후부·전력거래소, SMP 상한제 도입 "검토 안 해"

중동 사태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도매가 통제

호르무즈 봉쇄에 원유 공급 차질…LNG 수급 안정

전력 수급 안정 조치 병행…"LNG 11월까지 확보"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란 전쟁 발 고유가·고환율에 수입물가가 28년 2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를 2000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2020=100)는 169.38로 전월(145.88) 대비 16.1% 상승했다. 2026.04.15. dahora83@newsis.com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중동 사태로 에너지 수급 불안이 커지며 전기요금 인상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는 전기의 도매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에 상한을 두는 방안에는 선을 긋고 있다.

석유 도매가격을 제한하는 '최고가격제'를 중동 전쟁 직후 시행한 것과는 상반된 대응이다. 정부는 에너지원마다 수급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18일 에너지 당국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SMP 상한제 도입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전력거래소 역시 관련 제도를 별도로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SMP 상한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인 2022년 12월부터 1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됐으며, 이후 일몰된 바 있다.

이에 제도를 다시 도입하려면 고시 개정 등 절차가 필요하다. 행정예고 20일, 규제심사 등을 거치려면 통상 40~60일이 걸린다.

이 같은 절차를 감안하면 당장 재도입을 추진하기 보다는 도입하지 않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SMP 상한제 도입 자체를 들여다보지 않는단 점에서, 중동 사태 직후 석유 최고가격제를 곧바로 시행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산업통상부는 기름값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을 묶는 최고가격제를 시행 중이다.

주요국들이 비축유 방출과 유류세 인하 등으로 대응하는 걸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가격 통제라는 강수를 둔 셈이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중구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전력 계량기의 모습. 2026.03.23. myjs@newsis.com
이처럼 대응이 엇갈린 배경에는 에너지원별 수급 상황이 다르단 점이 자리한다.

원유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라 중동산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 전력 생산에 쓰이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은 상대적으로 수급이 안정적이다.

한국전력공사가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이는 가격인 SMP는 시간대별로 가장 높은 생산 단가로 결정된다. 통상 LNG 가격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LNG 도입 물량의 약 80%가 장기계약으로 확보돼 있어 중동 전쟁과 같은 단기 가격 변동이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또 LNG는 원유보다 수입처가 다양해 중동 의존도도 20% 수준에 그친다. 국내 LNG 수급 물량은 올해 11월분까지 확보된 상태다.

이에 앞서 SMP 상한제를 시행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22년 연평균 SMP는 ㎾h(킬로와트시)당 196.7원이었지만, 이달 1~15일 평균 SMP는 ㎾h당 119.8원으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강추위가 이어지는 12일 오전 인천 서구 서인천복합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26.01.12. amin2@newsis.com

설령 LNG 가격이 크게 뛰어 SMP가 치솟더라도, 유연탄·원전이 있기에 전력 원가에 그 영향이 그대로 반영되지도 않는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SMP 상한제까지 도입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에너지 당국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조치들을 병행하고 있다.

정비 중인 원전을 적기에 재가동시키고, 최대 80%로 제한했던 석탄발전 상한을 해제했다. 폐지 예정이던 노후 석탄발전기 운영 연장도 검토 중이다.

LNG 역시 장기계약 물량을 관리해 나가면서, 적정한 수준의 현물 구매를 통해 가격 변동에도 대응할 방침이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현재 LNG 전체 수급 물량은 11월까지 확보돼 있는데 가격이 약간 유동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전의 부담이 조금 커질 수는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충분히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 에너지절약 관련 12가지 국민행동. (사진=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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