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내각, 합법 체류 왕실 칙령 승인
총리 "노동·사회보장·경제 성장에도 필요"
보수 야당,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 예고
스페인 내각은 이날 자국에 거주하고 있는 불법 체류자 50만 명 이상에게 합법적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왕실 칙령을 승인했다.
2026년 1월 1일 기준 최소 5개월 이상 거주한 자들이 대상이다. 신청자는 고용 사실이나 가족 연고를 증명해야 하며, 범죄 전력이 있는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 접수는 레오 14세 교황의 스페인 방문일인 6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게시한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노인 돌봄, 농업, 창업 등을 통해 이미 우리 일상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풍요롭고 개방적이고 다양한 스페인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며, 우리가 미래에 이루고자 하는 스페인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 국민 또한 과거 해외로 이주해 타국에서 받아들여진 경험이 있는 만큼 도덕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현실적 필요에 의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산체스 총리는 "스페인도 다른 유럽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노동과 사회보장제도에 기여할 새로운 인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번영은 둔화되고 혁신 역량이 약화되며 보건·연금·교육 등 공공서비스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면서 최근의 경제 성장도 일부는 외국인 노동자 유입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중도우파 국민당(PP)의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대표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펄스 포럼에서 "스페인이 이민 문제를 유럽연합(EU) 전체로 수출하고 있다"며 "유럽의 공통된 합의에 반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극우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 대표는 "이민자 합법화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국민은 이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당은 헌법소원을 예고했고, 복스도 유사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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