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이상민 2심서 "언론사 단전·단수 시도도 안해" 헛웃음

기사등록 2026/04/09 18:22:39 최종수정 2026/04/09 18:25:14

이상민 내란 혐의 2심에 尹 증인 출석

尹 "국회 봉쇄 지시 안해…불가능한 일"

李 "계엄 위법성보다 국민 반응 더 걱정"

15일 박성재 증인신문…22일 종결 예정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주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자신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한 모습. 2026.04.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주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9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항소심 2차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당일 이 전 장관에게 국회를 포함한 주요 기관 봉쇄를 지시한 적도, 언론사 단전·단수 관련 문건을 전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단전·단수를 시도한 적 없다고 말할 때는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리인이었던 한 변호사의 진술을 근거로 들며 단전·단수 관련 문건을 본 적이 없는지 재차 물었다. 진술에 따르면 이동찬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을 만나 소방청장 제목의 문건에 대해 윤 전 대통령에게 질문했고, 윤 전 대통령은 '그걸 어떻게 알았나? 이 전 장관이 그걸 또 봤나?'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이동찬 변호사와 관련 대화를 한 기억이 전혀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장관 측도 "증인이 구체적으로 이 변호사에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 모르겠으나, 이 전 장관도 헌재에서 그런 취지로 얘기한 적이 있다"며 관련 발언을 한 적 없는지 질문했으나 윤 전 대통령은 또다시 "그런 얘기를 한 적 없다"고 답했다.

결국 재판부는 "이런 얘기까지 나왔는데 증인은 집무실에서 문건을 본 기억이 전혀 없다고 하니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묻는다"며 "정말 기억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크게 소리 내 웃으며 "이 변호사에게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군·경의 국회 봉쇄 지시와 관련해서도 "현장에 투입된 경찰과 군 숫자를 보면, 넓은 국회에 대한 봉쇄라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여의도 국회 앞에서 상황이 있을 수 있어 소수의 치안 유지 인력을 준비해 표시가 안 나게 떨어진 데서 대기하고 있으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등 주요 기관 봉쇄와 주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사진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0월 17일 자신의 내란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한 모습.  2026.04.09. photo@newsis.com


그는 이 전 장관이 계엄 선포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이를 만류했다고도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당일 오후 9시14분께 이 전 장관이 대통령집무실에 홀로 들어와 어떤 얘기를 했는지 구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대접견실에서 장관들끼리 얘기를 하다 한두명씩 들어와 (계엄을) 재고해달라고 말한 적 있다"고 답했다.

이어 "(이 전 장관은) 행안부 장관이고, 또 고등학교 후배기도 하니 (다른 국무위원들이) '이 장관이 들어가서 대통령께 말씀을 드려보라'고 해서 왔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 자신의 행정안전 업무, 국민 안전, 유혈사태 등을 언급하며 재고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증인신문이 종료된 후 재판부는 이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했는지 직접 질문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그 당시 현장에 있던 국무위원 중 어느 누구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다고 했을 때 그것이 위헌·위법한지 생각하지 않았다. 계엄 선포 후폭풍을 걱정했다"며 "국민들의 반응, 경제에 미칠 영향, 외부에 미칠 영향 등을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후 계엄령 선포로 인해 국민의 트라우마가 굉장히 크다. 때문에 선포 이후 후폭풍을 걱정했지, 한가하게 이게 위헌인지 위법일지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오는 15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오는 22일 항소심 변론을 종결할 방침이다.

앞서 이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언론사의 단전·단수를 지시하는 등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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