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체포로 위장…변호사·외삼촌 공모 '3500억 골프장' 탈취 음모

기사등록 2026/04/04 13:15:34
[서울=뉴시스] '용감한 형사들'. (사진 = E채널 제공) 2026.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돈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발본색원돾다.

지난 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5'(연출 이지선) 2회는 김면중 인천미추홀경찰서 형사과장과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본격적인 사건은 1960년대 정치 스캔들의 중심에 있던 정인숙의 이름이 언급되며 시작됐다. 비밀 요정 종업원이었던 정인숙의 의문사와 함께 이날 사건에는 그의 아들이 등장할 것이 예고됐다.

김면중 형사가 조직범죄 수사반에 있을 당시 지원 요청을 받은 사건으로, 일본에서 입국한 골프장 사장과 그의 아들, 운전기사까지 세 명이 공항을 빠져나온 직후 횡단보도 앞에서 사라졌다. 당시 CCTV에는 번호판 일부가 가려진 흰색 차량이 이들을 태우고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차량은 납치 전날 렌트된 차량이었고, 명의자는 살인 혐의로 수배 중인 조직폭력배 두목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 형사의 확인 과정에서 그의 주민등록증이 도용된 사실이 드러나며 사건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사건은 공개수사로 전환됐고, 뉴스 보도 3시간 만에 피해자들이 탈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의문이 든 김 형사가 관할 파출소로 향했고, 골프장 사장은 "납치된 것이 아니라 국정원에게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이라는 말을 했다. 차에 타자마자 안대로 눈을 가리고 양손에 수갑을 채운 채 한 지역의 펜션으로 끌려갔는데 누군가 수갑을 느슨하게 풀어준 틈을 타 도망쳤다는 것이다.

'자작극'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국정원이 등장한 것이 납득되지 않은 김 형사는 의문을 품고 탐문에 나섰고, 톨게이트 통행권 기록과 CCTV 분석을 통해 납치 차량 이동 후 번호판이 가려진 수상한 추가 차량의 존재를 확인했다. 또한 펜션에서는 사전 대여 정황과 다수 인원의 흔적이 발견되며 단순 해프닝이 아님이 드러났다.

차량 추적 끝에 강남의 한 법무법인에 리스된 차량을 특정했고, 그곳에서 과거 수사를 지휘했던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를 마주했다. 변호사는 관련 골프장에 대해 알고 있었고, 납치 사건 역시 "자작극으로 알고 있다"며 골프장 사장의 외삼촌을 언급했다. 외삼촌은 골프장 땅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아 횡령해 징역을 살다가 나온 인물이었다. 모른다고 발뺌했지만, 3회차 조사 때 변호사의 자백을 받아냈고 이후 외삼촌도 범행을 털어놨다.

수사 결과 외삼촌은 골프장 사장의 법인 인감을 빼앗아 골프장을 처분하려 했고, 상황에 따라 살해 후 시신을 유기하려는 계획까지 세운 것으로 밝혀졌다. 외삼촌은 이 과정에서 3500억 원을 노렸고, 정인숙의 아들인 정 씨에게 그중 1500억 원을 넘기려고 했던 것도 드러났다.

변호사가 외삼촌에게 정 씨를 외국계 금융회사 대표로 소개했는데, 이는 사기였다. 정 씨는 골프장 사장이 자신에게 2000억 원을 빌렸다고 속였고, 이를 믿은 외삼촌이 골프장이 팔리면 돈을 갚아주겠다고 했던 것이다. 정 씨는 허위 주주 명단을 만들어 골프장을 팔아버릴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부장검사 변호사는 국정원 요원으로 위장한 감시, 가짜 체포영장, 조폭 두목 신분증 도용까지 설계했다. 특히 그는 앞서 '용감한 형사들'에서 소개된 청부살인을 의뢰한 시의원의 형이기도 해 탄식을 자아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허상처럼 실체도 불분명한 돈이다. 돈에 눈이 멀었다"고 지적했다. 외삼촌은 2년, 변호사는 4년, 정 씨는 3년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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