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EC, 암호화폐 규제 대폭 완화…정책 기조 급선회

기사등록 2026/03/31 14:52:04

상당수 디지털 자산 증권 규제 제외…업계 "원하던 것 대부분 얻었다"

감독 권한 일부 CFTC로 이동…소비자 단체는 밀착 논란 제기

[그래픽=뉴시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이달 워싱턴에서 열린 암호화폐 업계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 기업에 우호적인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고 밝혔다. 재판매 및 DB금지. 2026.03.3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지침을 발표하면서 미국의 암호화폐 정책 기조가 규제 중심에서 산업 육성 방향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 앳킨스 SEC 위원장은 이달 워싱턴에서 열린 암호화폐 업계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 기업에 우호적인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발표됐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암호화폐를 일부 증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으로, 상당수 디지털 자산이 공시 의무 등 엄격한 증권법 규제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SEC는 지난해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을 취하한 데 이어, 더 많은 암호화폐 상품 출시를 허용하고 업계의 입법 로비 활동에도 유연성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두고 "업계가 원하던 것을 거의 다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규제 기구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역시 디지털 자산 친화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 셀릭 CFTC 위원장은 최근 선거 및 이벤트 베팅 시장인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을 적극 지지하며, 이를 "진실을 보여주는 기계"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에 SEC와 CFTC가 공동 발표한 이번 정책에는 암호화폐 시장의 상당 부분에 대한 감독 권한을 SEC에서 CFTC로 넘기는 내용이 포함됐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규제 강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CFTC로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업계의 사업 환경은 더욱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다만 규제 당국과 업계의 밀착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금융 개혁 단체 '베터마켓츠'의 데니스 켈러허 대표는 "최고 규제 기관들이 소비자 보호보다 업계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 같은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과정에서 암호화폐 지지로 입장을 바꾼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규제를 '구식 법률에 근거한 부당한 단속'이라고 비판하며 정책 수정에 나서 왔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해석'에 해당해, 향후 의회의 입법 과정이나 정권 교체 여부에 따라 뒤집힐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당분간 미국 암호화폐 업계는 규제 부담이 크게 완화된 환경에서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