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하르그 넘어 '길목' 라라크까지…트럼프, 이란 경제·군사 거점 정조준

기사등록 2026/03/27 15:36:10 최종수정 2026/03/27 15:38:35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 캐비넷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6.03.27.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앞두고 하르그섬 등 페르시아만의 섬을 겨냥한 군사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대이란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협상 결렬 시 즉각 실행에 옮길 군사적 '플랜 B'를 실체화한 행보로 풀이된다.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상군 투입과 대규모 폭격을 포함한 다양한 대이란 군사옵션을 준비 중이며, 여기에는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장악 방안이 포함됐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어떤 시나리오도 최종 결정하지 않았으며, 백악관도 지상작전은 현재로선 가정적 성격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번 구상은 협상용 압박 카드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분석됐다. 액시오스는 이들 섬들의 중요성이 호르무즈 해협과의 근접성, 이란의 원유 수출 및 군사 방어망과의 연결성에서 나온다고 짚었다. 협상에 진전이 없고 해협 봉쇄가 이어질 경우 더 큰 군사적 확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지금 흘러나오는 옵션들은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는 성격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하르그섬은 이런 압박 카드의 핵심 표적으로 꼽힌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하르그섬은 이란 해안에서 약 15마일 떨어져 있으며,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이다. 심해 항만 덕분에 대형 유조선 접안이 가능하고 담수 자원과 주요 인프라도 갖추고 있어, 직접 타격이나 봉쇄만으로도 중국행 물량을 포함한 이란의 원유 수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다만 하르그섬 장악은 미 지상군 투입과 장기 주둔 부담을 수반하는 고위험 시나리오로 분석된다. 액시오스는 해당 도서를 점거해 유지하는 방식이 기존 공습 위주의 작전보다 미군을 이란의 반격 사정권에 더 노출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라라크섬과 아부무사섬, 대·소툰브섬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액시오스는 호르무즈 해협 폭이 약 33km로 가장 좁아지는 병목 구간에 자리 잡은 라라크섬이 이란의 선박 감시와 해협 통제에 핵심 역할을 해왔고, 아부무사섬과 대·소툰브섬은 미사일과 드론, 기뢰 부설 능력을 갖춘 군사 전초기지라고 전했다. 미국이 이들 섬을 장악하면 이란의 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킬 수 있지만, 동시에 이란의 반격을 자극해 확전의 악순환을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인근에 지상군 최대 1만명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타격할 수 있는 곳에 배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를 풀어낼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하르그섬을 확보함으로써 해협 개방 협상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케슘섬도 잠재적 변수로 언급됐다. 액시오스는 페르시아만 최대 섬인 케슘섬이 대함미사일과 기뢰, 드론, 공격정을 저장하는 지하 터널망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다만 면적이 워낙 커 실제 점령 작전 대상으로는 부담이 크고, 현재까지 이를 점령하려는 구체적 징후는 없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즉각 거칠게 반발하며 전면전 위기를 고조시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이란의 섬을 장악하려는 어떤 시도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작전을 지원하는 지역 내 국가의 모든 기반 시설을 제한 없이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을 돕는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옵션이 현실화할 경우 이란의 항전 의지를 꺾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미군 지상군이 이란 영토 내에서 장기적인 수렁에 빠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운명은 물론 중동 전체의 세력 판도가 재편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전망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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