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합의 안 급해"…최후통첩 시한은 협상에 달려, '원유 장악' 거론(종합)

기사등록 2026/03/27 04:10:07 최종수정 2026/03/27 04:11:55

27일 발전소 타격 데드라인 앞두고 "협상 보고 결정"

'유조선 10척' 선물 공개하며 물밑 첩속 시인…이란 "기만 작전" 반발

우크라 무기 중동 전용 시사…나토 향해 "우리 전쟁 아냐"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3.2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군사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을 경우 이란 발전소를 공격할 수 있다는 기존 최후통첩과 함께, 이란의 원유 공급망 장악 방안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6일(현지 시간) AP,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각 회의에서 "내가 합의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그렇지 않다"며 "나는 전혀 절박하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떠나기 전에 공격하고 싶은 다른 목표들도 있다"며 이란이 핵 개발을 영구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 행동을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하며 48시간의 시한을 제시했으나 이후 5일 연기했고, 시한은 27일까지로 다시 설정된 상태다.

그는 최후통첩 시한 연장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며 "협상을 맡은 스티브 윗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의 보고 내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는다면 시한을 적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우리에겐 시간이 많다. '트럼프 시간'으로 하루는 영원과 같다"고 덧붙였다.

◆ 트럼프, 이란 해법으로 '베네수엘라 모델' 거론…"원유 장악도 선택지"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사태 해결 방식으로 이른바 '베네수엘라 모델’을 언급하며, 이란의 원유 공급망을 직접 장악하는 방안도 "선택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에서 우리는 매우 좋은 성과를 냈고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였다"며 "미국과 베네수엘라가 일종의 합작사업처럼 일했다"고 주장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마두로 정권 축출 이후 베네수엘라의 석유 판매 수입이 증가했다며 "이제는 돈이 더 이상 도난당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이 핵 개발 야욕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 압박을 넘어 자원 장악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 물밑 협상 본격화…그러나 이란은 "美, 기만 작전"

강경 발언 속에서도 물밑 협상은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언급했던 이란의 '선물'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 적재 유조선 10척"이었다고 공개했다. 파키스탄 국기를 단 유조선들이 해협을 통과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올바른 상대와 협상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1개월 휴전과 핵 프로그램 포기 등이 담긴 15개 항목의 종전 조건을 이란에 전달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란 측은 '공격과 암살의 완전 중단', '호르무즈 해협 주권 보장' 등 5가지 맞불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란 내부는 미국의 의도를 강하게 불신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미국의 협상 시도를 유가 하락 유도와 지상군 투입 준비를 위한 "세 번째 기만 작전"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측은 미국이 대화를 명분으로 시간을 벌면서 이란 남부에서 새로운 군사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우크라 무기 중동으로?…트럼프 "우크라는 우리 전쟁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내려던 탄약을 중동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그런 일을 항상 한다"고 말해, 전쟁 물자 배치의 우선순위를 중동으로 옮길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우리는 여전히 전쟁이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그곳은 수천 마일 떨어져 있고 미국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기존보다 거리를 두는 발언을 내놨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들을 향해 "독일 지도자가 이란 문제에 대해 '이건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나는 '그럼 우크라이나도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밝혀, 동맹국들을 향한 공개적인 압박을 이어갔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