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는 폐지했는데 가상자산만 과세?"…코인개미들 원성

기사등록 2026/03/27 06:00:00 최종수정 2026/03/27 06:14:24

내년부터 250만원 초과수익에 22% 과세…지선 앞두고 과세 논란 재점화

투자자들 "주식과 형평성 안맞아" 호소…이월공제·취득가액산정 지적도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8시15분 기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25% 오른 1억940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3%에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한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1억1000만원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달러 기준으로는 7만5000달러선 돌파가 눈앞이다. 같은 시각 비트코인은 7만465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026.03.17.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내년 초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를 둘러싸고 '조세 역주행'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증시 부양을 위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폐지되는 등 주식 세제는 전격 완화하면서 가상자산에만 엄격한 과세 잣대를 유지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코인 개미들의 불만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코인 개미들의 표심을 의식한 정치권에서도 세제 개편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정치권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및 폐지에 관한 논의가 자본시장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세 체계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논의는 야당인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현행법상 가상자산 과세 규정을 삭제하는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한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을 방문해 업계 및 투자자들의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해당 법안은 가상자산 소득세를 폐지하고, 현재 적용 중인 부가가치세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상품'으로 정의하는 등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 맞춰 국내에서도 과세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소득세를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자산별로 상이한 기준에 근거해 세금이 부과된다는 점이다.

금투세 폐지로 인해 국내 상장주식은 대주주가 아닌 경우 양도차익에 대한 세 부담이 사실상 사라진 반면, 가상자산은 여전히 '기타소득'으로 분류돼 별도의 세금이 부과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투자자들이 지적하는 논리적 모순은 손실에 대한 이월공제가 없다는 점이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코인원에서 열린 디지털자산 과세 제도 개선 관련 현장간담회에서 차명훈(오른쪽 두번째) 코인원 대표, 오세진(왼쪽) 코빗 대표, 이재원(왼쪽 두번째) 빗썸 대표, 오경석(왼쪽 세번째) 두나무 대표 등 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2026.03.25. kkssmm99@newsis.com

현행법은 가상자산 소득 중 250만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22%(지방세 포함)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는데, 해외 주식이나 금투세 체계에서는 올해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익에서 차감해주는 '이월공제'가 적용되지만 가상자산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예컨대 올해 1000만원을 잃고 내년에 1000만원을 벌어 전체 수익은 제로인데도,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내년 발생한 수익에 대해 세금이 부과된다. 가상자산을 일회성 기타소득으로 취급해 발생하는 문제다.

해외 주식조차 연간 손익 통산이 허용되는 것과 비교하면, 250만원이라는 좁은 공제 한도를 비롯해 이월공제가 적용되지 않는 과세 체계는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만 유독 가혹한 잣대를 적용한 것이라는 비판이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 등에서 코인 개미들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익명의 커뮤니티에서 한 투자자는 "주식 세금은 폐지하면서 왜 코인 시장만 예정대로 과세를 강행하느냐"고 했다.

또 다른 투자자 역시 "세금은 기술의 문제가 아닌 정책적 신뢰의 문제"라며 "준비가 미흡한 상태에서 규제를 강행하는 것은 시장의 음지화와 혼란만을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투자자는 "더불어민주당이 (과세 폐지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지방선거에서)기꺼이 지지할 준비가 돼 있다"고 쓰기도 했다.

업계에서도 제도 시행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상자산은 24시간 열리는 시장 특성상 자산이 다수 거래소와 개인 지갑을 오가는 경우가 흔한데, 과세 적용의 핵심인 취득가액 산정 기준이나 해외 거래소로 이탈한 자금에 대한 추적 체계는 모호한 상황에서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는 지난해와 비교해 가상자산업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과도한 규제로 인한 시장 위축까지 우려하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87조2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8% 감소했다. 하루 평균 거래 규모(5조4000억원)와 거래소 영업이익(3807억 원) 역시 각각 15%, 3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복수의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거래 데이터를 통합 집계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상황에서 규제만을 밀어붙이는 것은 시장 혼란을 야기하고,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정대로 제도가 시행된다면 국내 투자자들과 자금은 모두 해외로 이탈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본시장의 밸류업을 추진하는 정책 기조와 맞물려, 투자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준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세제 재정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