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서 한국헌법학회 세미나…김명식 교수 "헌법소송 등 문제 지속될 것"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입법 지연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핵심 쟁점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관련해 위헌 소지가 있다는 헌법학자들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헌법학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디지털자산 규제와 관련된 헌법적 쟁점을 논의하고 핵심 쟁점인 대주주 지분 제한과 관련된 헌법적 쟁점·규제의 정당성·향후 입법 방향에 대해 토론하는 특별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특별 세미나의 발제자로는 김명식 조선대학교 교수가 나섰으며 종합토론은 성균관대 이영진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아 한양대 황성기 교수, 고려대 계인국 교수, 국민대 문의빈 교수가 진행했다.
특별 세미나에 모인 헌법학자들은 대주주 지분 제한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점에 공감하는 한편, 창업 및 혁신 동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에 의견을 모았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 고도화' 대안으로 제시…"합리적 규제 설계해야"
먼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 방안에 대한 헌법적 쟁점'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명식 교수는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대주주 지분율 제한 방안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위반에 따른 기본권 침해 등 여러 법리적 난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 입법 지연과 헌법 소송 등이 지속되면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이 성장을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명식 교수는 "변동성이 크고 산업의 역사가 짧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민간 거래소에 대한 지분 소유 규제 논의는 글로벌 사례를 찾기 어려우며, 지분 규제를 강제할 만큼 산업 중요성이 크고 시장 집중도를 가졌는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민간기업에 대한 강제 지분 조정 시도는 우리 경제 시스템이 쌓아온 법적 신뢰와 안정성을 일시에 붕괴시킬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정 산업을 공공 인프라로 보고 소유 구조에 대한 직접적 규율을 도입하는 선례가 형성될 경우 향후 산업 전반으로 규제 논리가 확장될 가능성에 대한 정책적 우려는 물론, 국내 창업 생태계 및 기업가 정신의 위축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의 혁신 동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인 규제로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설계 전환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소유권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 대신, 여러 주요 국가들이 채택하고 있는 것과 같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제도의 고도화, 내부통제 및 공시 시스템의 내실화 등 규범적 정당성을 갖춘 대안을 우선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산권 침해 소지…"효과 있는 회초리인지 다시 확인해야"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도 대주주 지분 제한이 헌법상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에 대한 분석이 주요하게 다뤄졌다.
계인국 교수는 "본 법안은 목적의 정당성에서조차 상당한 의문점을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단에 있어서도 해외 법제는 물론 국내 입법상의 정합성에 비춰 볼 때에도 의문"이라며 "특히 침해의 최소성 측면과 협의의 비례성 단계에서는 상당한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적절한 규제 필요성은 일정 부분 인정되지만 단지 대주주의 지분한도 및 강제처분을 규제수단으로 두겠다는 것은 규제 필요성과 완전히 유리돼 있다는 것이 계 교수의 지적이다.
계 교수는 "입법자께서는 기업과 투자자를 꾸짖을 때 꾸짖더라도, 정말 효과가 있는 회초리인지는 재고하셨으면 좋겠다"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황성기 한양대학교 교수 역시 이미 형성된 재산권에 대해 사후적으로 강제 조정하는 하는 것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사유재산제도에 반하고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성이 농후하다고 우려했다.
황 교수는 "시장 점유율에 따라 지분 상한을 차등화하고 3년의 유예기간을 두면 헌법적 문제가 완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하지만 이러한 경과조치만으로는 본질적인 문제가 해소되기 어렵다, 규제 강도를 다소 낮추고 시행 시기를 늦춘다고 소유 지분을 제한하고 초과하는 지분 처분을 강제하는 규제의 속성 자체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문의빈 국민대학교 교수 역시 사후적인 입법을 통해 지분율을 제한하고 이에 따라 기준을 초과하는 지분을 강제로 처분하게 된다면 이는 헌법에서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진정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미 확정된 재산권에 대한 진정소급입법의 문제로 접근할 때 위헌성이 더 뚜렷하게 부각될 수 있다는 것이 문 교수의 지적이다.
문 교수는 "일각에서는 다자간매매체결회사에 대해 지분율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근거로 디지털 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을 합리화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다자간매매체결회사는 새로 인가받아 설립되는 인프라에 대해 처음부터 15% 한도를 전제로 설계된 제도로, 이미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가상 자산 거래소에 대해 사후적으로 규제를 가한다는 점에서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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