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미군도 속수무책? 호르무즈 '늪'에 빠진 트럼프…공동관리 제안 이유

기사등록 2026/03/25 10:42:40 최종수정 2026/03/25 10:44:12

"어떻게든 열겠다" 호언장담했지만…기뢰·동굴 미사일 등 '지형의 저주'에 직면

군사적 해결 한계 뚜렷해지자 23일 '이란과 공동 관리' 언급하며 퇴로 모색

[호르무즈=AP/뉴시스]태국 해군이 제공한 사진에 11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태국 화물선이 피격을 받아 화재가 발생한 모습이 보인다. 2026.03.12.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 원유 수송 불안이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협 재개방을 공언하고도 군사 해법만으로는 정상 통항 복원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이란 간 외교 해법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 해협 양끝에는 유조선 수백 척이 대기 중이며, 페르시아만 서쪽에만 약 500척의 선박이 멈춰 서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3일 이란 최고지도자와 해협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미 국방부는 여전히 해군 호위 및 기뢰 제거 등 군사적 옵션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군사력만으로 통행을 완전히 복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고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좁고 수심이 얕아 이란의 산악 해안선에 불과 몇 마일 이내로 항해해야 하는 지정학적 취약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절벽과 터널에 숨겨진 소형 미사일과 기뢰 등 비대칭 전력을 활용해 미 해군의 압도적 화력을 무력화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상선 호송 작전 역시 대규모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군함이 유조선을 호위하고, 소해함이 기뢰를 제거하며, 상공에서는 항공기가 드론 요격과 해안 미사일 기지 타격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구축함 방어체계가 호르무즈 해협 같은 근접전 환경에 최적화돼 있지 않고, 기뢰 위협이 현실화하면 어느 해군도 주력 함정을 쉽게 투입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기뢰 제거 작전 역시 난관이다. 전문가들은 해협에 기뢰가 살포됐을 경우 이를 제거하는 데만 수주가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 미군 함정과 병력이 이란의 손쉬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단 한 번의 드론 공격이나 미사일 타격만으로도 해운 및 보험 업계의 신뢰가 무너질 수 있어, 단순한 군사적 호위만으로는 유조선들의 정상 운항을 이끌어내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상군 투입도 부담이다. 미 해병대가 이 지역으로 이동 중이지만, 전문가들은 이란 본토 점령보다는 해협 내 도서 지역에 제한적으로 진입하는 방식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미군 사상자나 포로 발생 가능성은 작전 확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케이틀린 탈매지 MIT 교수는 "이란의 잠재적 위협이 존재하는 한 정상적인 통행은 어렵다"며 "상황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외교적 솔루션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3일 던진 '공동 관리' 카드가 실제 협상 테이블로 이란을 끌어내기 위한 실질적인 승부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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