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의 날’ 지정 이어 동상 워싱턴에 입성 시켜
2020년 볼티모어 항구에 던진 동상의 복제품
바이든 ‘원주민의 날’ 첫 지정, 트럼프와 대조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인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22일 워싱턴에 세워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콜럼버스 영웅 만들기’ 작업이 한 단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콜럼버스의 날’로 지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콜럼버스를 ‘미국의 원조 영웅(original American hero)’이라며 그에 대한 비판자들을 “역사를 지우고, 영웅을 모욕하며, 유산을 공격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 2020년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볼티모어 항구에 던진 동상의 복제품
AP 통신 등에 따르면 콜럼버스의 동상이 22일 백악관 옆 아이젠하워 행정관 청사 앞에 세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백악관 부지에 콜럼버스 동상을 세울 것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으나 이 경우 연방검토 위원회의 승인도 필요해 이곳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동상은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였던 2020년 7월 4일 제도적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대에 의해 볼티모어 항구에 던져진 동상의 복제품이다.
당시 물속에 버려지 동상은 1984년 10월 8일 볼티모어 시장 윌리엄 도널드 셰퍼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볼티모어 이너 하버에서 제막한 것이었다.
백악관은 X(옛 트위터)에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콜럼버스는 영웅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 여러 세대에 걸쳐 그가 영웅으로 기려지도록 할 것”이라고 올렸다.
동상 소유주이자 백악관 인근에 설치할 수 있도록 연방 정부에 대여하기로 합의한 메릴랜드 주 로비스트 겸 이탈리아계 미국인 단체 연합의 회장인 존 피카는 “우리는 동상이 평화롭게 빛나고 보호받을 수 있는 장소를 찾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주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이 조각상은 메릴랜드주 동부 센터빌에 거주하는 조각가 윌 헴슬리가 제작했다.
◆ 논란의 대상 된 콜럼버스
콜럼버스 동상은 미국의 역사에 대한 광범위한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좌파 방화범들’에 의해 훼손되었다고 주장하는 콜럼버스의 유산을 굳건히 수호하는 입장을 거듭 표명해 왔다.
트럼프는 콜럼버스를 아메리카 대륙 탐험대의 지도자로 보는 전통적인 관점을 지지하면서 아메리카 경제 및 정치 질서의 발전에 기여한 인물로 여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부 개인, 기관 및 정부 단체는 콜럼버스의 항해가 식민지화와 착취, 원주민 학살의 시작이라며 ‘콜럼버스의 날’ 대신 ‘원주민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원주민의 날’을 공식적으로 지정한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
트럼프는 “민주당은 콜럼버스와 그의 명성, 그리고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탈리아인들을 파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짓을 다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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