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없는 여성이 자녀 있는 여성 비해 사망위험·노화속도↑"

기사등록 2026/03/23 18:00:00 최종수정 2026/03/23 19:48:24

핀란드 연구진, 쌍둥이 여성 1만5000명 연구

"여성 노화·수명에 최적 자녀수는 2~2.4명"

[서울=뉴시스] 출산한 자녀의 수와 임신 시기가 여성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 및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출산한 자녀의 수와 임신 시기가 여성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 및 기대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와 미네르바 의학연구소 공동 연구진은 최근 핀란드 쌍둥이 여성 약 1만5000명의 출산 이력과 생애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970년대 설문조사에 참여한 쌍둥이 여성들을 수십 년간 추적 관찰하며, 출산 시기와 자녀 수에 따른 생존율 및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자녀 수가 2~3명을 초과할 경우 산모의 생물학적 노화가 빨라지고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가장 느리고 평균 수명이 가장 긴 이른바 '골든존'은 자녀 수가 2~2.4명인 여성 집단으로 나타났다. 반면 평균 6.8명의 자녀를 둔 여성은 사망 위험이 가장 높았고, 생물학적 노화 지표도 뚜렷하게 상승했다.

또한 자녀가 없는 여성은 자녀가 있는 여성에 비해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물학적 노화 속도도 상대적으로 빠른 경향을 보였다.

출산 시기 역시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첫 출산 연령이 낮을수록 생물학적 노화 징후가 더 뚜렷하고 수명이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4~38세 사이에 첫 출산을 한 여성들이 전반적으로 생물학적 노화 속도가 느리고 생존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의 배경으로 '진화론적 선택'을 제시했다. 자연 선택 과정에서 종족 번식을 위해 이른 나이의 출산과 다산이 유리하도록 진화했지만, 그 대가로 산모의 노년기 건강과 수명이 일부 희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예일대학교 아동연구센터 연구에서는 임신 기간 동안 여성의 생물학적 연령이 약 2년 증가하지만, 출산 직후에는 최대 8년까지 젊어지는 '역전 현상'이 관찰되기도 했다.

연구를 이끈 미나 올리카이넨 박사는 "생물학적 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많은 사람은 조기 사망 위험이 크다"며 "개인의 생애 선택이 노년기에 접어들기 훨씬 전부터 우리 몸에 지울 수 없는 생물학적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통계적 연관성을 보여줄 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올리카이넨 박사는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노화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번 연구 결과 때문에 개인의 출산 계획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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