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대엔 연기가 없습니다"…장애 배우들이 전하는 삶의 기록

기사등록 2026/03/19 10:10:00 최종수정 2026/03/19 11:00:25

전남도교육청 장애 인식 개선 연극 '우리도 꽃이었다'

24일 목포 남도소리울림터 공연…"강의보다 깊은 공감"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오는 24일 오후 4시 목포시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장애인식개선 연극 '우리도 꽃이었다'를 공연한다. (이미지=극단예인방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무안=뉴시스]이창우 기자 = 전남도교육청이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의 새로운 시도로 '삶을 연기하지 않는 연극'을 무대에 올린다.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은 오는 24일 오후 4시 목포시 남도소리울림터에서 장애인식 개선 연극 '우리도 꽃이었다'를 공연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공연은 전남도교육청이 주최하고,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주관하며 나주변화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협력한다.

작품은 뇌병변·지체·청각·지적 장애를 지닌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됐다. 장애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갖고 살아온 당사자들이 자신의 언어와 방식으로 관객과 만난다는 점에서 기존 장애인식개선 교육과 차별화된다.

연출을 맡은 예인방 대표이자 배우 김진호씨는 "장애를 설명하는 순간 사람은 사라지고 증상만 남는다"며 "설명이 아니라 한 사람의 삶 자체를 무대에 세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연은 '이 무대엔 연기가 없습니다. 오늘은 사람이 섭니다'라는 선언으로 시작된다. 배우들은 각자의 삶을 담담한 목소리로 풀어낸다.

전동휠체어를 탄 박상준은 "저는 지금도 살아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존재의 의미를 되짚고, 청각장애 화가 박진은 그림을 그리며 "당신은 나를 어디에 두고 살아왔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시력을 잃어가는 삶을 살아온 이영자는 "누군가의 눈과 손이 되어주는 사회"의 의미를 이야기한다.

공연의 마지막에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이 무대에 올라 배우들과 함께 관객을 만나는 시간도 마련된다.

교육 행정 책임자와 장애 배우들이 같은 무대에 서는 장면은 포용 교육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육감은 "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끝까지 믿어주는 일"이라며 "특수교육은 배려가 아닌 존엄과 공존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공연은 '장애인고용촉진·직업재활법'에 따른 직장 내 장애인식 개선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강의나 영상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공연예술을 통해 공감과 체험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장애를 이해하라고 요구하기보다 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고, 관객이 스스로 질문하게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나주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공연에서도 관객들은 "백 번의 강의 보다 연극 한 편이 더 깊이 남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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