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동정범 인정할 수 없어"…파기환송
증인신문·개인사실조회 놓고 검변 '실랑이'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인체 유해한 원료로 만들어진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판매해 인명 피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대표 등 관계자들의 파기환송심 변론이 5월 종결될 예정이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김종우·박정제·민달기)는 18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의 파기환송심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이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 관한 논문을 작성한 교수를 검찰 측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하려 했으나 해당 교수가 불출석하면서 진행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해당 교수가 논문을 작성한 지 오래돼 기억이 잘 안 나 관련 자료를 다시 보고 기억을 환기해서 다음에 증언하겠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피고인 측은 "기억이 안 나는데 특정 자료를 제공하는 것은 증인 신문 취지에 맞지 않다"며 검찰 측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재판부는 해당 교수에게 증인 신문 출석 대신 검찰에 증인 진술서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가습기 살균제를 복합 사용한 피해자의 공소시효를 파악하기 위해 개인 사실 조회를 요청한 검찰 측에 피고인 측이 반발하자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판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판부는 5월 20일 변론을 종결하고 7월 중 선고를 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전직 대표 등 관계자들은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 과정에서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해 98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홍 전 대표는 2002~2011년 동안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 등 가습기살균제 원액을 제조·제공해 인명 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02년 SK케미칼이 애경산업과 '홈 크리닉 가습기 메이트'를 출시할 당시 대표이사였다.
안 전 대표는 가습기 살균제 원료 물질인 CMIT·MIT 등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사용한 '가습기 메이트' 제품을 유통·판매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 전 대표는 1995년 7월~2017년 7월까지 애경산업 대표로 근무했다.
앞서 1심은 이들이 판매한 제품과 피해자들의 상해·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만한 연구자료 등 증거가 부족하다는 취지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2심은 1심 결과를 뒤집고 CMIT·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기업들이 주의 의무도 위반했다고 보고 유죄로 봤다.
대법원은 2024년 12월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4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성분이 다른 가습기 살균제 제조·판매회사를 공동정범으로 본 원심에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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